"명령전에 '척척'… AI 비서의 미래 연다"

머니투데이 서진욱 기자 2018.03.26 0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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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파이오니아-3]조원규 스켈터랩스 대표…구글·삼성·LG 출신 전문인력 30여명 영입 기술개발에 집중

편집자주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끄는 핵심 기술로 꼽히는 AI(인공지능). 실생활 곳곳에 AI가 파고들면서 새로운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습니다. 머니투데이가 연재하는 'AI 파이오니어'는 AI 혁신이라는 시대적 변화를 이끄는 이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인터뷰 시리즈입니다. 다양한 영역에서 AI 미래를 준비 중인 파이오니어들을 만나, 그들이 말하는 AI 혁신의 방향성과 미래상을 전합니다.

조원규 스켈터랩스 대표. /사진=스켈터랩스.조원규 스켈터랩스 대표. /사진=스켈터랩스.


"사람이 요구하기 전에 알아서 도와주는 AI(인공지능) 비서 시대가 열릴 겁니다."

조원규 스켈터랩스 대표(사진)는 "사용자가 내놓은 요구에 알맞은 도움을 주는 게 현재라면, 사용자 요구를 먼저 파악해서 요구하기 전에 도와주는 모습이 AI 비서의 미래"라며 "이를 구현할 다양한 기술을 개발해서 AI 비서의 미래를 앞당기겠다는 게 우리의 비전"이라고 말했다.

스켈터랩스는 새롬기술(한국), 다이얼패드·오피니티(미국) 창업과 구글코리아 R&D(연구개발) 총괄사장을 지낸 조 대표를 중심으로 설립된 AI 기술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다. 구글과 삼성전자, LG전자, 카이스트 AI 랩 등에서 근무한 전문인력 30여명이 AI 원천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스켈터랩스의 핵심 R&D 분야는 AI 인지능력, 대화 인터페이스, 컨텍스트(맥락) 이해 등 3가지다. 대화 인터페이스 기반 위에 사용자 취향과 처한 상황을 정확히 파악해 알맞은 결과값을 제공하는 AI 비서를 구현하기 위한 핵심 기술이다. 조 대표는 "사용자가 '오늘 뭐 먹지?'라고 AI 비서에 물으면 현재 위치와 취향을 고려해 메뉴를 추천할 수 있어야 한다"며 "사용자가 잠시 뒤 다른 장소로 이동할 것까지 고려해서 정보를 제공해야만 맥락을 이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향후 개인화 AI 서비스는 애플리케이션(앱)과 스피커, 자동차 등 다양한 통로로 제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체 개발한 AI 원천기술을 다양한 제품, 서비스와 접목하는 게 스켈터랩스의 핵심 사업모델이다. 현재 스켈터랩스가 개발한 딥러닝 기반 AI 비전 기술은 제조업체의 제품 생산과정에서 불량품을 검출하는 데 활용된다. 챗봇(채팅로봇) 분야에서도 활발한 협업 논의를 진행 중이다. 조 대표는 "챗봇을 도입하려는 기업들은 늘어나고 있지만, 관련 기술들은 제대로 고도화되지 못한 상태"라며 "올 하반기 중 본격적으로 챗봇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개발한 AI 기술들을 외부 제품, 서비스와 접목하기 위한 다양한 논의를 진행 중"이라며 "자체 제작한 신개념 개인화 AI 기기도 선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새로운 도전을 위해 구글코리아에서 뛰쳐나온 조 대표가 AI 기술 개발 영역에 뛰어든 이유는 뭘까. 조 대표는 "우리나라에 제대로된 기술 회사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는 구글코리아 퇴사 이후 민간투자주도형 기술창업지원 프로그램인 'TIPS' 심사위원으로 활동하며 스타트업 100여곳을 살펴봤다. 기술경쟁력을 갖췄다고 평가할 수 있는 스타트업은 다섯 손가락에 꼽을 수 있을 정도로 적었다. 조 대표는 "기술 스타트업이 거의 없다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았다"며 "정예 기술인력을 모아 한국에서도 제대로된 기술 기업을 만들자는 다짐이 스켈터랩스 창업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기술 인재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인원 제한을 두지 않고 지속적인 채용을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AI 생태계 육성을 위한 정부 역할이 뭐냐고 묻자 "기업 지원금부터 제대로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대표는 "정부 의지는 언제나 강했고, 충분한 예산도 확보했다고 생각한다"며 "기술혁신 의지가 있는 기업이 아닌 정부과제 맞춤형 기업들만 지원금을 받아가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술혁신 의지를 가진 기업들이 지원받을 수 있는 시스템부터 만들어야 AI 생태계 기반을 다질 수 있다"며 "AI 경쟁력이 뒤쳐지면 결국 국내 IT(정보기술) 산업 자체가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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