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머니투데이 기자 7명이 싱글족(왼쪽)과 캥거루족(오른쪽)으로 나뉘어 장단점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이상봉·박가영·남궁민·한지연·임현정·김자아 기자. /사진=이재은 기자
서로가 부럽단다. 싱글족과 캥거루족 말이다. 혼자 사는 것이 좋지 않냐 하면 생활비 버는 것이 버겁다고 한다. 부모님과 함께면 그런 걱정이 없지 않냐 하니 답답해서 싫단다.
◇싱글족 4명 "나만의 공간과 시간 생겨 좋아… 외로운 건 단점"
이상봉 기자는 혼자 사는 것의 가장 큰 장점을 '취향대로 집을 꾸밀 수 있는 점'으로 꿉았다. 그의 집은 화이트톤에 향수, 레고, LP판 등의 아기자기한 소품들로 꾸며져있다. /사진=이상봉 기자
목포 출신 박가영 기자(27) 역시 '나만의 공간과 시간'을 장점으로 꼽았다. 그는 "집에서 그 누구의 눈치도 볼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취향에 맞게 방을 꾸밀 수도, 원하는 음식을 해먹을 수도 있다. 또 하나 자유로운 것이 있다. 귀가가 늦어지면 불안하게 만드는 '통금'이 없는 것. 박 기자는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내 일정을 조정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싱글족들은 단점도 적잖다고 입을 모았다. 가장 큰 것 중 하나가 외로움이다. 고향이 대구인 한지연 기자(27)는 "집에 들어서면 쓸쓸하고 삭막한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자취비용도 문제다. 한 기자가 한 달 내는 관리비와 도시가스비는 25만원. 부담스러운 금액이다. 그는 "생활물품도 직접 다 사야 해서 돈이 많이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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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봉 기자와 박가영 기자 역시 '자취 비용'과 '아플 때 돌봐줄 사람이 없는 쓸쓸함'을 단점으로 꼽았다. 이들의 공통점은 원치 않아도 독립을 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 대학 진학이나 취업 때문에 홀로 사는 이들은 단점을 더욱 크게 느끼고 있었다.
반면 스스로 원해 독립한 남궁민 기자(26)의 대답은 달랐다. 남궁 기자는 부모님이 경기도에 계시지만 2011년부터 혼자 살고 있다. 그는 "혼자 사는 게 너무 좋다"면서 "다시 부모님 댁에 들어갈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월세를 낼 때나 가끔씩 사소한 것들이 거슬릴 때는 있다. 탕수육을 혼자 시켰다가 다 못 먹고 남겼을 때다.
◇캥거루족 3명 "돈 모을 수 있고 심리적 안정감 커…자주 다투는 게 문제"
'윤택한 생활'을 캥거루족의 장점으로 꼽은 김자아 기자의 가족 식단. 그는 부모님과 함께 살 경우 영양가 높은 음식을 먹게 된다며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김자아 기자
수도권에서 태어나 평생 부모와 함께 산 이들은 모두 "부모님과 함께 살면서 저축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유승목 기자(28)는 "독립하고 싶었지만 경제적 부담을 고려하면 부모님과 함께 살면서 훗날을 위해 저축하는 게 좋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임현정 기자(29)와 김자아 기자(28) 역시 같은 답을 했다.
김자아 기자는 "부모님이 영양가 높은 음식을 챙겨주시고, 집에 가전제품과 생활용품 등이 모두 구비돼 있어 생활이 윤택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집값과 생활비 등을 따져볼 때마다 부모님께 감사한 마음이 든다"고 덧붙였다.
임현정 기자는 "각종 집안일을 부모님이 도맡아주시니 늘 감사하다"면서 "한 집에서 살다보니 심리적 안정감을 느끼는 부분이 크다"고 답했다. 이들은 모두 "퇴근 후 온가족이 둘러 앉아 저녁을 먹을 때처럼 '가족의 단란함'이 소중하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이들 모두 구체적이진 않지만 언젠가 독립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임현정 기자는 "한 집에서 살다보니 마음과 달리 부딪치는 일이 생기곤 한다"며 "그럴 때는 독립해 가끔만 만나면 사이가 더 좋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