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 세상에선 모두 함께…'장애인 프렌들리' 맥도날드

머니투데이 이재은 기자 2018.03.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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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평창 동계올림픽 파트너 '맥도날드'… 2000년대 초반부터 지적장애인 고용 앞장 서

서울시내 한 맥도날드 매장 전경 /사진=이재은 기자서울시내 한 맥도날드 매장 전경 /사진=이재은 기자


2018 평창 동계 패럴림픽을 계기로 장애인 인권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장애인을 꾸준히 고용하고 장애인 친화적인 매장 환경을 만드는 맥도날드 사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맥도날드는 대다수 기업들이 기피하는 중증장애인들의 고용이 많다. 또 이들에게 최저임금보다 낮은 임금을 지급해도 된다는 예외 법 조항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이상을 지급하는 것으로 나타나 모범사례로 꼽힌다.
서울시내 한 매장에서 장애인 크루가 매장을 정돈하고 있다. /사진=이재은 기자서울시내 한 매장에서 장애인 크루가 매장을 정돈하고 있다. /사진=이재은 기자
◇'장애인 프렌들리' 맥도날드… 장애인 고용 앞장서



맥도날드는 2000년대 초반부터 장애인 고용에 앞장서왔다. 현재는 240여명의 장애인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정부가 정한 의무 고용률(민간기업은 2.9%,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3.2%)을 웃돈다.

특히 이중 198명(82.5%)은 대부분의 기업에서 채용을 꺼리는 중증 지적 장애인이다. 맥도날드는 장애인 직원에게 적합한 업무를 배정하기 위해 매장 내부 청결을 유지하고 시설 관리·유지를 담당하는 '메인터넌스'(Maintenance) 직무를 개발했다.



이에 맥도날드 매장을 가면 지적 장애인 크루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이들은 묵묵히 테이블을 정리하고, 간혹 질문하는 고객들을 응대하기도 한다.

고객들의 반응도 좋다. 12일 서울시청 인근 맥도날드 매장에서 만난 직장인 한모씨(26)는 "먹은 쟁반을 바로 치워주시고 열심히 일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고 말했다.

특히 맥도날드는 모든 장애인 직원에게 최저임금 이상의 임금을 지급한다. 최저임금법 제7조에 따르면 '정신장애나 신체장애로 근로능력이 현저히 낮은 자'에게는 최저임금보다 낮은 임금을 지급해도 된다는 내용의 예외 규정이 있음에도 더 높은 임금을 주는 것이다.


장애인 크루는 처음에는 비정규직으로 시작하지만, 장기 근속 시 정규직으로 전환되기도 한다.

이용석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정책실장은 "예외조항에도 불구하고 최저임금 이상을 지급하는 것은 매우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장애인들이 일반 지역사회에서 함께 어우러져 본인의 역량에 맞는 업무에서 일하는 건 고무적인 고용형태로 다른 대기업들도 본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시내 한 맥도날드 매장에 휠체어 디지털 키오스크. 오른쪽 하단 '휠체어' 버튼을 누르면 휠체어에 앉아서도 주문하기 편리한 화면이 나온다. /사진=이재은 기자서울시내 한 맥도날드 매장에 휠체어 디지털 키오스크. 오른쪽 하단 '휠체어' 버튼을 누르면 휠체어에 앉아서도 주문하기 편리한 화면이 나온다. /사진=이재은 기자
◇"장애인 손님 편리하게"… 휠체어 디지털 키오스크 도입했다지만

장애인들이 맥도날드 매장에서 겪을 불편함에 대해서도 배려했다. 맥도날드는 지난 2월 디지털 키오스크(터치스크린을 통해 메뉴 선택·결제가 가능하도록 한 장치)가 있는 매장에 '휠체어 디지털 키오스크'를 도입했다.

해당 화면에는 장애인을 위한 버튼이 있다. 휠체어에 앉은 눈높이에 맞춰 이용할 수 있게 해놓았다.

하지만 이 같은 의도와 달리 장애인들 사이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디지털 키오스크가 늘어나면서 맥도날드 매장 내 인력이 감축될 경우 장애인이 더 큰 불편을 겪을 수 있다는 것.

이용석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정책실장은 "목발을 짚거나 수동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들의 경우 혼자 음식을 옮기기 편치 않다. 일반 크루들에게 주문할 경우에는 이들에게 음식을 테이블까지 옮겨달라고 부탁할 수 있었는데, 디지털 키오스크가 일반화돼 인력이 감축되면 더 불편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맥도날드 관계자는 "디지털 키오스크를 늘린다고 하더라도 인력 감축은 전혀 없다"면서 "앞으로도 장애인 직원 비율을 늘려나가는 것은 물론, 장애인 고객들이 불편 없이 매장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개선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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