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활동 중단" 안희정, 그의 앞날은

머니투데이 김태은 기자 2018.03.06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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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대의명분·의리 앞세웠던 '안희정 정치'…성폭행으로 드러난 이중성에 치명상·회복불능 관측도

안희정 충남도지사 인터뷰안희정 충남도지사 인터뷰


여권의 가장 유력한 차기 주자로 꼽히던 안희정 충남지사가 수행비서 성폭행 혐의를 인정하며 '정치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용서를 구한다"며 정계 은퇴에 대한 일말의 여지는 남겨두는 듯했으나 그동안 대의명분을 앞세우는 정치를 해왔던 그에겐 돌이킬 수 없는 치명상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안희정 지사는 지난 5일 자신이 수행비서를 성폭행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5시간여만인 6일 새벽 1시쯤 페이스북에 "오늘부로 도지사 직을 내려놓겠다"며 "일체의 정치 활동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또 "저의 어리석은 행동에 대해 용서를 구한다"며 "모든 분들께 정말 죄송하다"며 "무엇보다 저로 인해 고통을 받았을 김지은 씨에게 정말 죄송하다"고 말했다.



안 지사는 지난 연말 이미 충남지사 3선 불출마 선언을 하고 오는 6·13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 등을 통한 원내 진입을 저울질해왔다. 안 지사 주변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의 험지로 평가되는 서울 송파을 지역 출마 가능성을 열어놨으나 최근 안 지사는 결국 이를 접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8월 치러지는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를 노리고 출마할 가능성 역시 꾸준히 점쳐졌다. 그러나 안 지사는 당장 당 안팎의 선거에 출마하기보다는 충남지사 임기를 마친 후 당분간 무관으로 지내며 외교안보 분야에 대한 공부를 하겠다는 결심을 나타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안 지사가 정치권과 거리를 두더라도 차기 유력 주자로서 정치적 영향력을 유지하려 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성폭행 파문으로 이 같은 구상은 산산조각날 전망이다. 안 지사의 성폭행 사실을 폭로한 김지은 충남도 정무비서는 이날 안 지사를 검찰에 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추가 피해자 가능성도 시사했다. 본격적으로 수사가 진행될 수 있다.

안 지사의 정치적 이미지가 회복하기 힘들 정도로 타격을 받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안 지사는 차세대 정치인 중에서도 가볍지 않은 행보를 보이며 남다른 철학을 갖고 있다는 정치인상을 연출해왔다. 이번 성폭행 파문으로 이중적인 정치인의 모습을 여지없이 보여줬다는 점에서 지지자들의 실망감이 매우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의리, 민주당에 대한 헌신을 정치적 강점으로 삼아왔던 그는 민주당으로부터 출당 및 제명 조치라는 씁쓸한 결말을 맞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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