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5번 꿰매 짜깁기가 안돼요"… 교복값 적정한가요?

머니투데이 신현우 기자 2018.02.23 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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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복 리폼]④ "판촉비용 등 전가 '불만'" vs "원가상승 반영 '적정'"…비싼값에 중고 교복 찾는 사람 늘어

/삽화=임종철 디자인기자 /삽화=임종철 디자인기자


새학기를 앞두고 교복을 준비하는 학부모·학생들은 대부분 수십만원에 달하는 교복 값에 주머니 사정을 걱정할 수 밖에 없다.

22일 한국학생복산업협회 등에 따르면 전국 공립학교 교복 입찰(학교 주관 공동구매) 가격 상한은 29만원(동·하복 한 벌)선이다. 생활복 등을 추가할 경우 가격은 40만원 수준으로 상승한다. 학교·지역별로 차이는 있지만 비슷한 수준이라는 게 교복업계 측의 설명이다.

서울 송파구에 거주하는 이모씨(42·여)는 "아이들 교복 가격이 신사복 정장 한벌 수준이다. 특히 성장기인 탓에 교복을 오래 입지 못하고, 해마다 다시 사야 하는데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일부 교복업체가 시장을 독식하고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면서 "교복 가격의 거품이 빠지고, (교복) 나눔 문화가 더 확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국내 주요 교복업체의 시장점유율은 엘리트학생복(25%) 아이비클럽(24%), 스마트(18%) 스쿨룩스(14%) 등이다. 주요 교복업체 대리점은 800여개, 일반업체(개인사업장)는 200여개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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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질에 대한 불만도 높다. "학교 주관 공동구매 이후 교복 가격이 어느 정도 선을 유지하고 있지만 품질은 많이 떨어졌어요. 개인적 편차가 있겠지만 한학기도 지나지 않았는데 5번이나 바지를 꿰매 입어 더이상 짜깁기가 안되는 학생도 봤어요. 품질 저하로 교복 나눔 물량도 줄었어요."(조선행 평택 녹색소비자연대 사무처장)

하지만 교복판매·제조업체들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한국학생복산업협회 관계자는 "정부에서 정해준 학교 주관 구매 입찰 상한선을 지키며 영업하고 있다"며 "임금 등 원가가 일부 상승해 (교복)값이 상승했지만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인구도 줄고 악조건에서 영업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선희 좋은학교바른교육학부모회 회장은 "아이들의 성장발육이 좋아져 교복 재구매율이 높아진 점을 감안하면 지나친 과장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지난 2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청 대강당에서 열린 '2018 서대문구 교복 나눔 장터나눔장터'를 찾은 학생들이 교복을 고르고 있다. /사진=뉴스1지난 2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청 대강당에서 열린 '2018 서대문구 교복 나눔 장터나눔장터'를 찾은 학생들이 교복을 고르고 있다. /사진=뉴스1
가격부담으로 인해 중고 교복에 대한 관심도 늘고 있다. 현재 교복 중고거래 장터에선 재킷과 상하의가 각각 1만원 이하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 2만원으로 교복 한벌을 살 수 있는 셈.

서울 소재 한 고등학교에 다니는 정모군(18)은 "중고 교복을 구입하는 게 처음에는 창피하다고 생각했다"면서도 "저렴한 가격에 구입, 부모의 부담을 줄여줄 수 있어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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