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자 노릇하던 중국 펀드, 조정장에 수익률 꺾였다

머니투데이 진경진 기자 2018.02.12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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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하락 전환 단정하기 어려워"

중국 증시가 2년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하면서 중국 주식형 펀드에 투자한 국내 투자자들이 차이나 쇼크를 우려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증시 폭락에 중국 내부 불안 요인까지 더해지면서 변동성이 커지자 9조원이 넘는 자금이 들어있는 중국 주식형 펀드도 타격을 입게 됐기 때문이다.

12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중국 주식형 펀드는 최근 한달 동안 수익률이 -6.46%로 일본(-7.78%)에 이어 두번째로 크게 밀렸다. 전체 155개 중국 주식형 펀드 중 '삼성누거버먼차이나'(UH)(2.26%)를 제외한 나머지 펀드(인버스 제외)가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효자 노릇하던 중국 펀드, 조정장에 수익률 꺾였다


특히 지난주 상하이 지수가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삼성중국본토중소형FOCUS[자]H'(-11.37%), '신한BNPP SMART중국본토중소형CSI500ETF(10.55%) '삼성클래식중국본토중소형FOCUS연금(H)'(-11.11%) 등 중국 본토 펀드 하락폭이 컸다.

실제로 상하이 지수는 지난주 내내 하락하다 한 주 동안에만 9.6%나 떨어졌다.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3160.816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9일 최대 폭락을 기록한 3129.851보다는 0.99% 올랐지만 한 때 3500선을 돌파했던 것과 비교해서는 여전히 크게 떨어져 있는 수준이다.



선우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증시 폭락으로 투자 심리가 악화된 가운데 중국 금융당국이 금융 규제 강화를 시사하면서 투심이 위축된 것으로 분석된다"며 "특히 금융주와 대형주 위주로 급락했다"고 분석했다.

그동안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던 중국 주식형 펀드 수익률이 큰 폭으로 떨어지자 투자자들의 투심도 위축됐다. 중국 주식형 펀드는 지난해 중국 증시의 가파른 상승과 비과세 해외주식형 펀드 혜택 제공 등으로 투자자금을 끌어모았다.

지난해 중국 주식형 펀드 설정액은 8조1319억원에 달했고 올 들어서는 1조 이상 더 늘어나 9조2247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해외주식형 펀드 (22조6449)의 40% 이상을 중국이 차지하는 셈이다.


하지만 지난해 조정과 함께 투자자들은 지난 한 주동안에만 1102억원을 유출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중국 경기가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에 동의하며 증시가 하락세로 전환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선 연구원은 "글로벌 경제의 회복 국면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증시의 장기 추세가 하락세로 전환됐다고 단정하는 것은 이르다"며 "중국 경제 성장 둔화와 금융 규제 강화는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질적 성장에 따라 선두기업의 경쟁력이 강화될 것이며 금융규제 강화도 금융시장 안정성을 제고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특히 올해는 A주의 MSCI EM지수 편입 호재로 중국 증시가 상승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지난해 대비 상승폭은 제한될 것으로 분석했다.

박수현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 중국 경기는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면서도 "다만 3월 개최될 예정인 양회에서 중국 정부가 그림자금융 및 부동산 시장 규제 정책을 발표할 가능성이 높아 해당 정책 기조의 향방에 따라 중립에서 다소 긴축적인 스탠스로 이어질 개연성도 존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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