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정보올림피아드 수상 경력이 있는 포항공대 출신 선생님이 직접 가르쳐요. 삼성전자에서 직접 스마트폰을 개발하던 개발자 출신도 있어요. 아이 미래가 달렸는데, 아무한테나 맡기실 건가요?”
대치동 A학원 부원장인 김모씨(38)는 “코딩을 배우려면 지금부터라도 서둘러야 한다”며 “내신이나 입시도 문제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 아이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코딩 교육은 필수”라고 강조했다. 그는 “코딩 정규반 과정은 이미 수강인원이 꽉차 대기해야 한다”며 특강부터 가입할 것을 권한다. 프리젠테이션, 영상제작 등의 코스로 이뤄진 특강 가격은 18만원부터 41만원까지 다양하다. 모든 특강을 다 들을 경우 한 달 수강료가 90만원에 육박한다. 생각보다 비싼 가격에 고개를 갸웃거리자 학원 관계자는 “프레젠테이션과 영상제작은 아이의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한 것들”이라며 “어머니들의 요청으로 개설된 강좌가 대부분으로, 이미 수강정원을 채워 서두르지 않으면 마감될 것”이라고 했다.
현재 코딩 학원의 경우 국어, 영어, 수학에 밀려 대부분 주말에 수업을 진행한다. 아이들 입장에서는 주말까지 학원을 다니는 셈이다. 초등학생 아들을 둔 조모씨(43)는 “다니던 수학학원에서 특강으로 코딩 과목을 개설해 불안한 마음에 특강을 보냈는데 늘어난 수업 때문인지 아이가 눈에 띄게 스트레스를 받아 결국 중단한 상태”라고 말했다.
코딩교육 열풍은 대치동만의 일이 아니었다. 강남과 함께 교육열이 뜨겁기로 유명한 목동도 마찬가지였다. 대치동이 학원 중심으로 이뤄졌다면, 목동은 개인 교습소가 인기다. 목동에서 입시 컨설턴트로 활동하는 김모씨(47)는 “코딩 교육 정규 교과 편입을 앞두고 학부모들의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며 “실력자 선생님들이 별도로 운영하는 오피스텔의 개인 교습소가 가장 인기가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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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김씨는 최근의 코딩학원 열풍에 우려를 표했다. 학부모들이 코딩을 배워보거나 겪어보지 못한 점을 악용, 일부 사설 학원들이 과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씨는 “가격이 비싸도 아이들에게 정말 필요한 걸 가르치는 곳이 있는 반면 대학에서나 듣는 자료나 수학 과목을 한꺼번에 묶어 패키지로 수강하게 하는 경우도 있다”고 털어놨다. 김씨에 따르면 한 유명 컴퓨터학원의 경우 중학생에게 스크래치부터 C언어, 자바, 자료구조, 알고리즘, 수학 등 총 13~15단계의 커리큘럼을 제안한다고 한다. 해당 커리큘럼의 가격은 2000만원이 넘는다는 설명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아예 제대로 접하기도 전에 SW를 포기하는 ‘코포자’(코딩포기자)가 생기고 있다는 전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