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으로 중고차 매매시장의 '레몬'을 잡아낸다!

머니투데이 이재원 기자 2018.01.31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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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을 바꾸는 블록체인]①블록체인 중고차… 사고·주행이력 속일 수가 없다

편집자주 우리는 본질은 놓치고 표상에만 집착하고 있는지 모른다. 가상통화 시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블록체인이 우리 삶을 어떻게 바꿀지 주목하는 것. 골칫거리 중고차 매매를 시작으로 블록체인이 일상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하나씩 정리해본다.

/그래픽=최헌정 디자이너/그래픽=최헌정 디자이너


중고차를 살 때 우리는 종종 속는 기분이다. 사고차량임에도 사고이력이 남지 않도록 수리한 것은 아닌지, 주행기록을 조작한 것은 아닌지 여간해서 확인하기 어렵다. 판매자와 구매자의 정보 비대칭성이 늘 문제이다. 싸게 샀다 싶으면 '레몬'(불량 차량)이 걸려들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블록체인을 적용하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실제 IBM 블록체인연구소가 블록체인 기반의 중고차 매매시스템을 준비하고 있다.



블록체인은 중앙 서버를 통제하는 중개자 없이 개인 간의 거래를 보장한다. 데이터가 만들어지고, 수정되고, 거래되는 전 과정을 네트워크에 분산 저장한다.

중고차에 블록체인을 적용하면 언제 출고됐는지, 언제 어디서 어떤 사고가 나서 무엇을 수리했는지 그 이력이 죄다 블록체인에 저장돼 누구나 들여다 볼 수 있다. 정보의 비대칭성이 단박에 해결되는 셈이다.



일단 신차가 출시되면 그 순간 하나의 블록이 형성된다. 이후 이 차에 어떤 변화가 있게 되면 제조사와 보험사, 정비회사, 감독당국 등이 새로운 데이터로 블록을 생성하게 되는데 이들 네트워크 참여자들은 상호검증을 거쳐 이 블록을 기존 블록과 체인으로 연결하게 된다.

예를 들어 사고가 났다고 하자. 정비회사의 수리내역이 새로운 블록을 만들면서 제조사, 보험사, 당국 등에 자동으로 공유된다. 만일 나중에 차량 주인이 정비회사에 부탁해 이 기록을 삭제하려고 해도 이미 블록으로 생성되고 체인으로 연결된 이상 불가능하다.

만일 차량 주인이 정비회사와 짜고 정비 기록에도 남기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IBM 연구소는 블록체인이 완벽하게 작동되려면 출고 때부터 제조사가 차량에 사물인터넷(IOT) 센서를 부착하는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수리 여부와 상관없이 사고이력이 자동으로 블록체인에 등록되도록 말이다.


IBM 블록체인연구소 브루스 폰 연구원은 "블록체인을 처음 접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아이디어가 중고차였다"면서 "왜냐하면 지금도 자동차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지만 문제는 이 데이터를 소유하는 주체를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블록체인으로 데이터를 수많은 주체들에게 분산함으로써 이 신뢰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이다. 외관이 멀쩡해도 속은 문제투성이인 차량도 쉽게 걸러낼 수 있게 된다. 물론 중고차 거래소, 중고차 딜러는 이 블록체인 때문에 사라질지 모르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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