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사 주요 고객인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들은 자금 운용을 맡길 회사의 경영권 변경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자 투자를 미루거나 추가 자금 집행을 중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달 26일 기준 하나UBS자산운용의 일임 계약액은 4조352억원으로 대주주 변경 발생 이전인 지난해 6월 말 4조3410억원에 비해 3058억원(7.1%) 감소했다. 연기금·공제회·보험사 등 주요 기관투자자자는 통상 펀드가 아닌 일임 형태로 자산운용사에 자금을 맡기고 있다. 이 기간 주식시장 활황으로 자산운용업계 전체 일임액이 4조5939억원(1.0%) 증가한 것과 대조적이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법인이 자산운용사에 투자를 일임할때 경영 안정성을 주요 사항으로 고려한다"며 "따라서 대주주 변경 등의 이슈가 생기면 자금 집행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대형 연기금은 대주주 변경 승인을 받고 M&A를 최종 마무리하기 전까지 시스템상 자금 집행을 막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6월 KB증권과 키스톤PE(프라이빗에쿼티)간 주식매매 계약에 의해 대주주가 변경된 현대자산운용 역시 5개월 뒤인 11월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하기 이전까지 자금 유치에 난항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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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GB금융지주가 인수를 추진 중인 하이투자증권과 하이자산운용도 최근 금융당국발 난기류에 휩쓸려 M&A 일정이 표류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에 하이자산운용도 기관투자자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출혈을 최소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기관투자자들은 금융당국으로부터 징계 사항이나 경영 조치가 있을 경우 투자를 제한하고 있다. 대주주 변경 관련된 사안은 공통된 가이드라인을 갖고 있지 않지만 위탁운용에 적신호가 켜진 것으로 해석, 투자를 제한하는 경우가 많다.
공무원연금 관계자는 "뚜렷한 운용 철학을 가진 회사가 다른 곳에 매각되는 것은 기존의 운용 성과에 중대한 변화가 생길 수 있어 매우 중요한 이슈"라며 "정성적 평가를 통해 자금 집행 여부에 대해 의사결정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