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직계열화로 코발트 충격 대비하는 배터리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한민선 기자 2018.01.19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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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물 원재료 자체 수급, 중간재 가공까지…코발트·리튬·니켈 가격급등 충격 대비

2차전지업계가 원재료 수급과 중간재 가공까지 아우르는 수직계열화에 박차를 가한다. 이를 통해 코발트와 리튬, 니켈 등 핵심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충격에 대비한다는 전략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 (403,500원 ▲1,000 +0.25%)은 2016년 GS에너지로부터 인수한 GS이엠 양극재 사업부를 중심으로 자체 양극재 생산설비를 2020년까지 세 배 이상 늘린다는 목표다.



양극재는 코발트와 리튬, 니켈 등 광물 원재료를 혼합해 제조하는 2차전지 핵심 중간 소재다. 삼성SDI (443,500원 ▲9,500 +2.19%)도 양극재 자체 생산라인 증설 검토에 나섰다. 아직 양극재 대부분을 한국유미코아와 에코프로, 엘앤에프 등에서 도입하는 LG화학과 삼성SDI는 도입물량 절반까지 자체 조달률을 높이는 방안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업체는 광물 원재료의 직접 조달도 추진한다. LG화학은 지난해 황산니켈 생산업체 켐코 지분 10%를 확보했으며 삼성SDI는 칠레 리튬 양극재 플랜트건설 사업입찰에서 1차 심사를 통과한 상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원자재와 중간재까지 아우르는 수직계열화를 추진해 원자재 가격 변동에 따른 충격을 최소화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2차전지 핵심 원자재 가격은 급등한 상태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코발트 가격은 톤당 7만7000달러로 지난해 1월 3일 대비 133% 올랐다. 같은 기간 리튬과 니켈 가격은 각각 31.6%, 45.8% 뛰었다. 전기차 생산 증가 등으로 2차전지 수요가 늘어나서다. 코발트의 경우 주요 산지인 콩고의 내정 불안이 겹쳐 가격 상승을 부채질했다.

이 같은 원자재 가격 상승이 업계 실적 부진으로 곧바로 옮아붙지는 않은 양상이다.


KB증권과 하나금융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등 증권사 평균 실적 전망에 따르면 올해 삼성SDI와 LG화학 배터리사업부 영업이익은 각각 1843억원, 648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올해 실제로 추정치에 근접한 실적을 거두게 되면 두 회사 배터리 사업은 5년 만에 동반 흑자로 올라서게 된다.

2차전지 제조업체보다 원자재 가격에 한층 민감한 양극재 제조사들의 실적은 오히려 급증했다. 에코프로와 엘앤에프의 지난해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각각 181억원, 223억원으로 전년보다 151.3%, 209.7%씩 늘었다.

중국 등 해외 주요 거래선과 장기 계약을 통해 원자재를 들여와 가격 급등이 원가에 곧바로 반영되지 않는 구조여서다. 하지만, 2차전지 수요 증가 탓에 장기적 가격 상승 가능성이 높아 수직계열화를 통해 미리 대비에 나선다는 것이 업계 전언이다.

업계는 전기차 업계와 배터리 원재료가격 연동제 협상 등을 통해서도 원자재 가격 상승에 대비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전기차 가격 상승과 연결돼 전기차 시장은 물론 배터리 시장 확대 속도도 둔화될 수 있어 한계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광물자원 개발이 중국 등을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어 수직계열화만으로 중국 2차전지 업계와 경쟁에 나서는데도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궁극적으로 정부 차원의 장기적 해외 자원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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