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역사 동부대우전자, 이번주 '새주인' 윤곽 드러나나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조한송 기자 2018.01.10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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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가전업계 따르면 10일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란 엔텍합·터키 베스텔 '유력, 中 메이디도 '가능성'

30년 역사 동부대우전자, 이번주 '새주인' 윤곽 드러나나


매각 작업이 진행중인 동부대우전자의 새 주인이 이르면 10일쯤 윤곽을 나타낼 전망이다. 이란의 엔텍합, 터키의 베스텔이 유력 후보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중국 메이디로의 인수 가능성도 잔존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

◇이르면 10일 우선협상자 가릴 전망…변수는 가격·고용승계=가전업계와 IB(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동부대우전자의 FI(재무적투자자)는 이르면 10일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따라 예정대로라면 다음달 중으로는 최종 인수자가 가려질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달 말에 진행된 본입찰에 참여한 이란 가전업체 엔텍합, 터키 가전업체 베스텔이 유력한 인수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 업체로서 대유위니아도 본입찰에 참여는 했지만 가격이나 인수자금조달 방법 등에 있어 FI들과 이견을 보이며 사실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가전업체 메이디도 꾸준히 거론되고는 있지만 예비입찰에만 참여하되 본입찰에 참여치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업계 관계자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인수 후보를 고를 것"이라며 "가격이나 상호 조건이 맞을 경우 본입찰에 참여치 않았다고 해서 아예 인수 후보에서 배제되진 않는다"라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당초 FI들이 희망했던 매각가는 투자원금에 9%의 이율을 반영한 2000억원 수준이었다. 그러나 실제 시장에서 거론되는 가격은 1600~1800억원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 뿐만 아니라 동부대우전자 직원들의 고용승계 역시 이번 매각전의 주요 변수로 꼽힌다. 특히 동부대우전자 노동조합 측은 광주에 위치한 가전공장을 폐쇄하지 않고 지속 경영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매각이 이미 기정사실화되면서부터는 동부대우전자 내부에서도 고용안정을 유지하면서 회사에 꾸준히 투자하는 등 자본 여력이 충분한 곳에 인수되길 희망하는 것으로 안다"며 "그런 의미에서 중동지역과 중국에서 각각 이름이 알려진 베스텔, 엔텍합, 메이디 등이 나쁘지 않은 후보군으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동부대우전자는 현재 전체 매출 중 해외 비중이 약 80%에 달한다. 현재 국내를 비롯해 세계 각지에 생산법인 4개, 판매법인 11개, 지사 및 지점 20개 등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철저한 현지화전략을 바탕으로 이미 중동이나 중남미 지역에서는 유명한 브랜드이기 때문에 거론되는 외산업체에서 동부대우전자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평가다.

◇DB의 종합전자회사 '화룡점정'이었던 동부대우전자…4년 만에 다시 매물로=동부대우전자의 역사는 198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대우그룹 계열이던 대우모터공업이 모태다. 2002년 대우일렉트로닉스라는 이름으로 거듭났고 이후 웰빙가전 통합 브랜드 '클라쎄'를 발표하고 최소형 전자레인지 출시, 세계 최초 3Kg 벽걸이 드럼세탁기를 출시하는 등 소형 가전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DB그룹(옛 동부그룹)에 편입된 것은 2013년 2월이다. 당시 시스템반도체(DB하이텍), LED(동부라이텍), 철강(동부제철) 등의 부품사업을 영위하고 있던 DB그룹으로서는 세트업체를 인수함으로써 첨단 종합전자회사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였다.

실제로 최근까지 멕시코, 베네수엘라, 칠레, 페루 등 남미 시장에서 점유율 상위권을 차지하는 등 철저한 현지 프리미엄 시장 조사와 틈새시장 공략 전략이 제대로 통했다는 평가들이 나왔다.

다만 2013년 말부터 당시 동부그룹이 대규모 구조조정에 돌입하면서 동부대우전자가 당초 재무적 투자자들과 맺은 약정을 지키지 못하게 됨에 따라 동부 품에 안긴지 약 4년 만에 다시 매물로 나오게 됐다.



동부대우전자는 지난 2013년 DB그룹이 FI들과 손잡고 2750억원에 인수했다. FI들은 당시 1350억원을 출자해 지분 45.8%를 확보했으며 동부그룹이 2016년까지 동부대우전자의 순자산 규모를 1800억원 이상으로 유지하지 못하거나 2018년까지 증시 상장을 못할 경우, 동반매도청구권(드래그얼롱)을 행사해 그룹이 보유한 지분(54.2%)을 포함한 지분 100%를 매각할 수 있다는 조건을 달았다. 이에 따라 지난해 7월 매각이 가시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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