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배우 김규리씨에 '동양화 붓' 선물한 사연

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2018.01.07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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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블랙리스트 피해 문화예술인 7명에게 맞춤형 선물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용산 내 한 식당에서 문화계 블랙리스트 피해 예술인들과 간담회 중 영화배우 김규리와 대화하고 있다. 2018.01.07.   amin2@newsis.com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용산 내 한 식당에서 문화계 블랙리스트 피해 예술인들과 간담회 중 영화배우 김규리와 대화하고 있다. 2018.01.07. [email protected]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서울의 한 극장에서 6월 민주항쟁을 다룬 영화 '1987'을 본 후 문화계 블랙리스트 피해자들과의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 문 대통령은 피해 문화예술인 7인에게 그동안 노고에 대한 격려와 당부의 의미가 담긴 선물을 전달했다.

배우 김규리씨에게는 '동양화 붓'을 전달했다. 김씨는 영화 '미인도'를 통해 조선시대 화가 신윤복을 연기한 이후 동양화 작가로 데뷔한 바 있다. '동양화 붓'에는 블랙리스트 피해를 딛고 본인의 꿈을 담아 좋은 작품을 해달라는 뜻을 담았다. 김씨는 과거 정부에서 이른바 '좌성향 예술인 24인'에 포함됐었다.



배우 김규리씨의 수묵화 작품/사진=김규리씨 인스타그램배우 김규리씨의 수묵화 작품/사진=김규리씨 인스타그램
문 대통령은 이날 간담회에서 김씨에게 "제가 듣기로 너무나 고통스럽고 힘들어서 심지어는 뭐 이렇게 자살을 생각했던 분들도 계셨다고 들었다. 김규리씨는 못 견뎌서 예명을 바꿨죠"라고 직접 물었다. 이에 김씨는 "원래 이름이 두 개였는데, 김민선으로 쓰다가 바꿨다"고 답했다.

소설가 서유미씨에게는 끊임없는 성찰과 고민을 통해 세상을 밝히는 역할을 해줄 것을 의미하는 '컵 조명'이 전달됐다. 서씨는 '세월호 시국선언 문화인' 및 '문재인 후보 문화예술인 지지선언'으로 블랙리스트 검열 명단에 포함됐었다.



시인 신동옥씨는 '물공단 양면방석'을 받았다. 불편한 창작활동을 벗어나 편안한 집필활동을 이어가기를 바라는 취지다. 신씨는 ‘세월호 시국선언 문화인’으로 블랙리스트 검열 명단에 포함됐었다. 또 김서령 문화예술기획 이오공감 대표에게는 '디퓨저'를, 음악감독 백자씨에게는 '백자천공 주병세트'를 선물했다.

극단 하땅세의 윤시중 대표는 블랙리스트 피해를 극복하고 창작활동을 계속해 나가기를 바란다는 의미를 담은 '수제만년필'을 선물로 받았다. 블랙리스트에 올라 정부지원사업 배제로 어려움을 겪었던 정유란 문화아이콘 대표에게는 공정한 창작환경을 만들어나갈 것을 약속하는 의미로 '수제도장'이 전달됐다.

문 대통령은 "그 사건(블랙리스트)의 진실을 제대로 규명해서 그에 대해 책임있는 사람들, 벌 받을 사람들을 확실히 책임지고 벌받게 해야 할 것"이라며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문화예술인들이 정치적인 성향이나 또는 정치적 의사표현 때문에 예술 지원 같은 데서 차별을 받는다든지, 또는 예술 표현의 권리에서 억압을 당한다든지, 이런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앞으로 문화예술에 관한 정부의 지원을 대폭 늘릴 것"이라며 "그 지원에 대해서 정치적 성향을 갖고 일체 차별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또 지원하면 정부는 간섭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확실하게 지켜나가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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