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정부, 89곳 공공기관 수장 연내 인선

머니투데이 조철희 기자 2017.12.14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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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기관장 공석 또는 임기 지났거나 연말 종료 기관 인선 단행…한전·건보공단 등 89곳 대상

[단독]정부, 89곳 공공기관 수장 연내 인선


정부가 연말까지 한국전력공사, 국민건강보험공단 등 공공기관 89곳을 대상으로 기관장 인선을 단행한다. 기관장이 이미 퇴임해 공석인 곳, 기관장 임기가 지났거나 연말에 종료되는 곳들이다. '낙하산', '논공행상' 논란 속에 인사검증은 철저히 하면서도 일자리 창출 등 국정과제 이행에 공공기관 역할이 중요한 만큼 인선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13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이 전체 330곳 공공기관을 전수조사한 결과 이날까지 기관장이 공석인 공공기관은 55곳, 임기 만료 기관장이 여전히 남아 있는 곳과 기관장 임기가 연말 종료되는 곳이 각각 25곳과 9곳으로 집계됐다. 총 89곳 중 공기업이 17곳, 준정부기관이 27곳, 기타공공기관이 45곳이다.



한전과 건보공단을 비롯해 강원랜드, 코트라(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철도공사, 가스공사, 석유공사, 투자공사, 조폐공사 등이 연내 기관장 인선 대상 중 '굵직한' 곳들로 꼽힌다. 정권교체 직후부터 신임 수장 하마평이 무성할 정도로 자리 경쟁이 치열하다.

정부 관계자는 "기관장 공석 기관 중 아직 후임 인선 절차에 착수하지 않은 곳과 기관장 임기가 끝나 후임자 교체가 시급한 곳들의 인선에 속도가 날 것"이라며 "검증을 마친 이들부터 연말까지 순차적으로 임명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공공기관장 인사가 속도를 내지 못한데 대해서는 인수위원회 없이 새 정부가 출범한 것이나 청와대의 인사검증시스템 한계가 지적돼 왔다. 한 여권 관계자는 "청와대에 노영민 주중대사나 양정철 전 청와대 비서관처럼 후보군 인물들을 종합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이가 많지 않다"며 "그만큼 검증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말했다.

문재인정부 출범 200일을 넘긴 이달부터 공공기관장 인선에 속도가 나기 시작했다. 다수 기관이 임원추천위원회 사장 공모 절차를 진행하는 가운데 한국전기안전공사(7일), 한국원자력연료(11일), 교통안전공단(11일) 등에서 최근 잇달아 신임 기관장이 임명됐다.

임기가 끝나 후임자를 기다리던 기관장들도 속속 퇴임 통보를 받고 있다. 고용노동부 산하 한 공공기관장은 "두 달 전 임기 종료 시점 때는 소식이 없었는데 얼마 전 퇴임 일정을 전해들었다"며 "연말이 되자 공공기관장 교체에 속도가 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공공부문 일자리 확대 등 새해 본격적인 국정과제 이행에 공공기관의 역할이 절실하다는 점이 정부의 공공기관장 인선 속도를 재촉했다. 문재인정부의 사실상 첫 예산인 내년도 예산이 연초에 집중적으로 풀리는 만큼 시급성이 강조됐다. 내년 예산 중 41%가 1분기에, 68%가 상반기에 풀리며 일자리 예산도 76%가 상반기에 집중된다.

공공기관들의 내년 예산은 67조원으로 정부 총예산의 16%에 달한다. 예산과 사업 집행에 기관장의 의사결정이 필수적인 만큼 공백 사태가 지속될 경우 내년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기관장 인선이 늦은 곳들이 아직 내년도 예산·사업계획을 결정짓지 못해 새해 공공기관 채용 규모가 불명확하지만 예년보다 큰 폭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3분기 기준 공공기관 전체 정원은 30만6795명으로 지난해 말보다 2.4% 증가했다. 또 지난해에는 2만1016명이, 올해 3분기까지는 1만4015명이 신규채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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