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은행 신용대출 3.7조↑ 또 '역대 최대'

머니투데이 권혜민 기자 2017.12.13 12:00
글자크기

대형 할인행사로 소비 수요 확대·인터넷은행 신용대출도 늘어… 주담대는 3조원↑

 7일 세종시 대평동 견본주택단지에서 오픈한 세종 리더스포레 견본주택에 청약예정자들이 긴 줄을 서고 있다.   2017.12.7/사진=뉴스1 7일 세종시 대평동 견본주택단지에서 오픈한 세종 리더스포레 견본주택에 청약예정자들이 긴 줄을 서고 있다. 2017.12.7/사진=뉴스1


지난달 은행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이 3조7000억원 늘었다. 10월에 이어 두달째 '역대 최대' 증가 폭이다. 블랙프라이데이 등 대형 할인행사가 열리고 주택입주가 늘면서 가구 구입 등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 신용대출 증가세도 여전했다. 정부의 8·2 부동산대책 이후 주택 거래량이 절반 수준으로 줄면서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은 축소됐다.



1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1월말 은행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762조7000억원으로 10월 말에 비해 6조6000억원 늘었다. 증가 폭은 올 들어 최대치였던 전월(6조9000억원)보다는 3000억원 축소됐다.

상품별로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이 3조7000억원, 주택담보대출이 3조원 각각 증가했다. 기타대출 증가액은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08년 이후 최대치다. 직전 최대치인 10월(3조5000억원)보다도 2000억원 가량 더 늘었다.



한은은 10월부터 두달 연속 기타대출 증가세가 확대된 것과 관련해 '계절적 효과'가 크다고 본다. 10월초 최장 열흘 간의 황금연휴로 소비가 늘면서 결제 수요가 많아졌고 11월에도 세일 행사 등 일시적인 영향으로 자금 수요가 늘어났다는 얘기다.

한은 관계자는 "블랙프라이데이, 광군제, 코리아세일페스타 등 국내외 각종 할인행사가 있어 소비 결제성 자금 수요가 많이 늘었고 하반기 들어 주택 입주 물량이 증가하면서 취등록세, 가구, 인테리어 등을 위한 신용대출 수요도 늘어 증가세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뱅크, 케이뱅크(K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을 통한 신용대출이 이어지고 있는 점도 신용대출 증가세에 기여했다. 인터넷전문은행 신용대출은 9월 1조원, 10월 8000억원에 이어 11월에도 7000억원 늘었다.


하지만 10월에 이어 11월에도 급증세가 이어지면서 부동산 대책에 따른 '풍선효과'가 발생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8·2 부동산대책 등으로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축소되자 대출을 받기 어려워진 차주들이 신용대출로 갈아탔을 가능성이 있다.

신용대출은 대부분 변동금리 대출로 금리상승에 취약한 만큼, 신용대출이 많아지면 금리 상승기 가계의 이자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 대출의 질이 악화되는 셈이다.

이에 대해 한은 관계자는 "최근 신용대출 증가세가 확대되긴 했으나 신용대출은 계절적 요인에 따라 변동이 심하다"며 "8·2 대책 이후 주택거래량 자체가 줄었기 때문에 주담대 수요가 신용대출로 옮겨갔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실제로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을 보면 6~8월 1만4000~1만5000호 수준에서 9월 8000호, 10월 4000호, 11월 7000호로 절반 이상 급감했다. 8·2 부동산 대책으로 대출 규제가 강화되고 분양권 전매가 제한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11월 은행 신용대출 3.7조↑ 또 '역대 최대'
주택담보대출은 10월에 비해 증가세가 둔화됐다. 주택거래량이 10월 4000호에서 11월 7000호로 소폭 늘면서 개별 주담대가 약 6000억원 증가했으나 집단대출 증가폭이 전월대비 1조원 가량 줄어든 결과다.

한은은 앞으로 부동산대책의 영향으로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둔화되는 흐름을 보일 것으로 본다.

한은 관계자는 "주담대는 8·2대책의 효과로 낮은 수준으로 갈 것으로 기대한다"며 "기타대출은 월별 변동폭이 심해 예상이 어렵지만 통상 12월, 1월은 기업 성과급 지급으로 증가폭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10월 나온 가계부채종합대책은 구체적 방법이나 시행 시기가 정해져야 효과를 살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은행 기업대출 증가폭도 지난달보다 축소됐다.

11월말 은행 기업대출 잔액은 788조8000억원으로 10월말에 비해 4조3000억원 증가했다. 대기업 대출은 6000억원 줄어든 반면 중소기업은 4조9000억원 늘었다. 중소기업 대출 증가액 중 3조2000억원은 개인사업자(자영업자)로 파악됐다.

은행들이 연말 실적 평가에 대비해 대출을 늘리면서 중소기업 대출 증가폭이 10월(3조7000억원)보다 확대됐다. 대기업 대출은 기업들이 연말 부채비율 관리를 위한 단기자금 상환에 나서면서 감소했다.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287조4000억원으로 전체 중소기업 대출의 45.3%를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통계상 가계대출로 잡히지 않는 자영업자 대출 증가세에 대한 관리도 필요하다고 본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