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예산 태운 참수부대 창설...제 기능할까?

머니투데이 오세중 기자 2017.12.07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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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작전수행시 보고·지휘할 통신 채널 부족...정작 침투자산도 없는 현실

사진은 미 해군이 공개한 네이비실 요원들의 훈련 모습. /사진=미 해군 제공사진은 미 해군이 공개한 네이비실 요원들의 훈련 모습. /사진=미 해군 제공


지난 3월 진행된 올해 키리졸브(KR)·독수리(FE) 훈련에 이례적으로 미 특수부대인 육군 제1특전단 작전파견대(별칭 델타포스)와 데브그루(DEVGRU·미 해군 특수전 연구개발단)가 참가했다.

데브그루는 2011년 알카에다 지도자인 오사마 빈 라덴의 파키스탄 은신처를 급습, 그를 사살한 공을 세운 미 해군 특수부대 네이비 실(Navy SEAL) 6팀을 지칭한다.



국방부는 올해 초 미국의 데브그루 같은 팀을 모델로 삼아 올해 업무계획 보고에서 특수임무여단을 연내 창설할 것을 밝히고 지난 1일 창설했다. 그러나 제대로 된 자산 없이 무늬만 특임여단을 만드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에 국방부가 내년 국방예산에 이른바 '참수(斬首)부대'로 알려진 특수임무여단과 관련한 예산으로 325억원을 배정했다. 지난 6일 국회를 통과한 내년도 국방예산(43조 1581억원)에 따르면 특수작전용 기관단총, 고속유탄 기관총, 자폭형 무인기, 정찰용 무인기 등의 4개 사업과 특임여단 능력 보강을 위한 예산 260억원을 비롯 특임여단이 사용할 벽 투시 레이더와 차음(遮音)헤드폰, 생체인식기, 방탄헬멧 등 특임여단 장비 도입을 위해 예산 65억여원을 편성했다. 다만, 특임여단이 제대로 기능을 발휘할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여전하다.





◇특임여단=참수부대?...용어 논란에 軍 "공식 용어 아냐" = 특임여단이 '참수부대'로 알려지면서 용어부터 논란을 겪었다. 군 당국에서는 '참수부대'가 북한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용어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입장이다.

참수작전은 미군의 'Decapitation strike(목베기 공격)'를 직역한 것이다. 특수부대가 적의 지휘부를 제거하는 개념으로 통용된다.

우리의 경우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과 북한 핵심지도부를 제거하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군 당국은 '참수작전'이라는 용어 자체가 "군 공식 용어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런 용어를 공식적으로 쓴 적이 없다고도 했다. 그러나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 현역 장성이 언급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2015년 8월에 당시 조상호 국방부 군구조개혁추진관이 공개된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안보학술 세미나에서 "우리 군은 북한군보다 우위에 있는 비대칭 전략 개념을 발전시킬 것"이라며 "심리전, 참수작전, 정보 우위, 정밀타격 능력 등을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참수작전'을 공식 사용한 것이다. 이후 국방부는 '작전개념에 참수작전이라는 용어는 없다'고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군 전문가들은 유사시 북한 전쟁지도부를 제거한다는 대량응징보복(KMPR)의 개념이 '참수작전'을 내포하는 것으로 평가한다. 참수작전은 이미 군 전문가나 군 내부에서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상식 수준이라는 것이다.

특전사 설한지 극복훈련에서 수중침투작전을 펼치고 있는 모습./사진=뉴스1 DB특전사 설한지 극복훈련에서 수중침투작전을 펼치고 있는 모습./사진=뉴스1 DB

◇참수작전 가능 인프라도 부재...작전 통신망·침투자산도 없어 = 특임여단을 창설했지만 인프라 부족으로 말 그대로 '무늬만' 특임여단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도 나온다. 장비와 자산이 턱없이 부족해 특임여단 창설만 가지고는 제대로 이 부대의 특성을 살린 부대 운용이 어렵다는 것이다.

첫번째 문제는 침투 작전 전개시 작전임무를 부여받을 채널이 없다는 것이다. 미군으로부터 군사위성 주파수 조차 제대로 할당받지 못해 작전 자체가 불가능해질 수도 있다. 현재 미군 측으로부터 우리 군 특전사가 할당받은 주파수는 1개 채널인데 턱없이 부족하다.

이 1개의 채널론는 우리 군이 보유한 구형 무전기로 5팀만이 임무보고 및 하달을 할 수 밖에 없다. 결국 특전사들이 적진에 침투해도 적진 복판에서 첩보 보고나 지원을 위한 공중 전력 폭격 유도 등이 불가능해 이들 요원들의 생존을 보장 할 수 없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특임 지난해 국감때부터 지적됐던 특수작전용 헬리콥터의 부재도 작전수행을 어렵게 만드는 요소다. 특임여단이 참수작전의 수행을 위해서는 은밀하게 적진으로 침투를 해야 하는데 운송 수단 자체가 전무한 것이다. 따라서 미군의 네이비씰을 흉내내는 수준의 특임여단으로는 제대로 된 운용이 힘들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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