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약국 CVS, 에트나보험 인수…"업계 지형 바꿀 것"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2017.12.04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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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 금액 약 75조원…아마존, 의약품 시장 진출 견제 등 목적

미국 워싱턴DC의 CVS 약국 모습. /AFPBBNews=뉴스1미국 워싱턴DC의 CVS 약국 모습. /AFPBBNews=뉴스1


미국의 대형 약국운영사 CVS헬스가 건강보험회사 에트나(Aetna)를 690억 달러(약 75조 원)에 인수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일(현지시간) "미국 건강보험 업계의 지형을 바꿀 정도의 거래"라고 평가했다.

CVS와 에트나는 최근 몇 달간 인수합병(M&A) 협상을 진행해왔으며, 이날 오후 합병 사실을 공식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거래로 에트나 주주들은 주당 207달러 상당의 보상을 받게 된다. 이 가운데 현금이 145달러, 나머지는 62달러 상당의 CVS 주식 0.8378주다. 에트나는 지난 10월 주가 기준 약 29%가량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받았다.



CVS는 미국 최대 약국 체인이며 에트나는 3위 규모의 건강보험 사업자다. 양사의 연 매출은 각각 1780억 달러, 630억 달러 정도다. CVS는 1만 개에 달하는 약국 매장을 통해 약 2220만 명의 에트나 보험 가입자를 대상으로 다양한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CVS의 에트나 인수의 배경에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의 의약품 시장 진출에 대비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아마존은 최근 처방전이 필요한 전문의약품 온라인 판매 허가를 받는 등 기존 의약품유통시장을 뒤흔들 준비를 마쳤다.



에트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후 오바마케어(건강보험개혁법) 보조금 지급 중단 등으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지난 1월에는 몸집을 불리기 위해 경쟁사 휴매나 인수에 나섰으나 미국 연방법원의 반대로 좌절됐다.

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M&A가 완료되면 에트나 이사 3명이 CVS 이사회에 진입하며, CVS 그룹 내에서 독립적으로 건강보험사업을 꾸려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두 회사가 합병하기까지 많은 과제가 남아 있다"며 "다양하고 많은 사업 부문을 통합해야 하며, 정부 당국의 승인도 얻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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