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도 지진 흔들리는데…'내진설계' 27% 불과

머니투데이 남형도 기자 2017.11.15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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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심장부 중구·종로구 내진설계율 13.6% 불과…지진 피해시 '대재앙' 불가피

경북 포항시 북구 북쪽 9km 지역에서 규모 5.4 지진이 발생한 15일 오후 포항 북구 양덕동 건물 외벽 일부가 무너져있다.(독자 제공) 2017.11.15/뉴스1경북 포항시 북구 북쪽 9km 지역에서 규모 5.4 지진이 발생한 15일 오후 포항 북구 양덕동 건물 외벽 일부가 무너져있다.(독자 제공) 2017.11.15/뉴스1


15일 오후 2시29분쯤 경북 포항에서 규모 5.4 지진이 발생한 가운데 이례적으로 서울에서도 진동이 감지됐다. 하지만 지진 발생에도 견딜 수 있는 '내진설계' 비율은 30%에도 미치지 못해 향후 피해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서울연구원이 지난달 발표한 연구보고서 '서울시 건축물 지진위험도 평가 자료 확보와 관리방안'에 따르면 역사적으로 수도권 일대에서 진도 6 이상의 강진이 23차례 발생했다.



서울에서도 지진이 발생하는 이유는 단층이 존재하기 때문인 것으로 서울연구원은 분석했다. 서울지역 선구조선도를 보면 동부지역을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큰 단층과 한강 하류쪽에 큰 단층이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포항 지진 발생으로 서울에서도 진동을 느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일부 건물이 흔들리기도 했고, 사무실 책상과 엘리베이터 등이 흔들렸다는 것. 직장인 손모씨(33)는 "포항에서 지진이 났다는 긴급재난문자가 울린 뒤 몇 초 지나지 않아 몸이 흔들리는 것을 느꼈다"며 "서울에서 지진을 느낀 것은 태어나서 처음"이라고 전했다.
설 연휴 넷째 날인 9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거리가 시민들과 외국인관광객들로 북적이고 있다.2016.2.9/뉴스1 설 연휴 넷째 날인 9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거리가 시민들과 외국인관광객들로 북적이고 있다.2016.2.9/뉴스1
서울도 지진안전지대가 아니라는 것이 점차 정설이 되고 있지만 관련 대비는 여전히 미흡한 상황이다. 서울시 건축물 내진설계율은 지난해 10월 기준으로 27.5%로 전국 최저 수준이다. 세부적으로 주거용 건물은 29.7%, 비주거용 건물은 23.6% 수준이다.



특히 특히 서울의 심장부인 중구와 종로구의 내진설계율은 지난해 6월 기준 25개 자치구 중 가장 낮다. 중구는 총 8508곳의 내진대상 건물 중 내진설계가 적용된 곳이 1154곳으로 내진설계율이 13.6%에 불과했다. 종로구도 내진설계율이 14.8%로 중구 다음으로 낮았다.

도심 특성상 '유동인구'가 많은 탓에 지진이 발생할 경우 대재앙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경태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의 '서울도시연구'에 따르면 2014년 기준 중구의 하루 유동인구는 300만5000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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