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리스트 함춘호가 13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함춘호 밴드 ‘아리랑 스케이프’ 기자간담회에서 소감을 말하고 있다. /사진=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br>
조용필, 송창식, 전인권, 신승훈, 김건모, 양희은…. 국내 내로라하는 스타 가수들의 음반에 어김없이 기타 연주에 이름을 올린 기타리스트 함춘호(56)가 이번에 아리랑에 도전한다.
‘시인과 촌장’ 출신으로 대중음악의 모든 장르를 훑은 그가 가장 쉬운 멜로디이면서 가장 낯선 장르인 ‘아리랑’에 도전하는 것은 ‘파격’에 가깝다. 쉬워서 ‘해석’의 여지가 많고, 낯설어서 이질감을 줄 수 있기 때문. 그는 13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만감이 교차한다”며 쉽지 않은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도전에 대해 “조금의 출구를 본 것 같다”며 “아리랑이 세계로 뻗어 나가는 문에 키를 꽂는 역할 정도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아리랑 스케이프’라는 부제의 공연은 밀양아리랑을 시작으로 ‘아리랑 왈츠’ ‘아리랑 환상곡’ 등 다양한 변주의 아리랑이 선보인다. 아리랑이 전통에 구속되지 않고 현대와 연결되는 지점의 가치를 재발견하기 위해 국악기는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주요 연주는 함춘호, 최우준, 임헌일 등 개성 강한 기타리스트 3명의 협연으로, 노래 무대는 장필순, 유희열, 소울맨 등으로 꾸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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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랑 함께하는 기타리스트들은 어쩌면 고정적 음계의 국악기보다 더 자유스러운 음악을 보여줄 수 있을 거예요. 또 기타가 시끄럽지 않고 얼마나 서정적이고 한을 잘 풀어내는 악기인지도 증명할 거고요. 이렇게 시작된 ‘아리랑’ 연주가 세계적인 음악과 만났을 때, 낯설지 않고 재즈 같은 자유로움으로 당당히 경쟁할 수 있는 첫 단추가 될 거라고 기대해요.”
지나온 음악인생이 기쁨과 슬픔, 후회와 행복으로 점철된 ‘(아리랑) 고개’의 연속 같았다는 함춘호는 “어느 고개쯤, 나도 모르게 흥얼거렸던 노래들을 이번 무대에서 준비했다”며 “관객도 고개를 넘을 때 받았던 위안을 다시 한 번 느끼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