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브리핑] 대학생 스타트업 아이템 베낀 한국장학재단

뉴스1 제공 2017.10.18 16:20
글자크기

송기석 의원 "장학금 정보 제공 시스템 도용" 지적

(서울=뉴스1) 김재현 기자 =
송기석 국민의당 의원/뉴스1 DB© News1 황희규 기자송기석 국민의당 의원/뉴스1 DB© News1 황희규 기자


한국장학재단이 대학생 스타트업 창업자의 아이템을 도용해 장학금 정보제공 시스템을 만들었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대학생 창업을 도와야 할 교육부 산하 공공기관이 지원은커녕 '베끼기'를 했다는 것이다.

18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송기석 국민의당 의원은 "한국장학재단은 대학생 스타트업인 D업체의 아이디어를 도용해 현재 홈페이지에서 제공 중인 장학금 정보제공 시스템을 구축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D업체는 지난 2014년 2600여개의 장학금 정보를 손쉽게 확인할 수 있는 실시간 장학금 정보포털을 만들었다. 한국장학재단은 앞선 2011년부터 장학금 정보서비스를 시작했지만 688개 장학금 정보를 홈페이지 게시판에 단순 나열해 제공하는 데 그쳤다. 특히 게시판이 137페이지에 이르러 이용자들이 장학금 정보를 보려면 일일이 클릭해봐야 하는 등 불편이 컸다.

한국장학재단은 2015년 1월28일 D업체가 운영 중인 시스템과 유사한 서비스를 출시하겠다고 언론에 알린 뒤 일주일 후인 2015년 2월6일 D업체 관계자들과 접촉했다.



D업체 관계자들은 이날 만남이 관련 서비스 지원 요청 자리로 알고 참석했지만, 한국장학재단 측에서는 운영 노하우만 물었고 급기야 미팅 말미 같은 서비스를 재단 차원에서 추진하겠다며 사실상 '베끼기'를 선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이듬해 11월 한국장학재단은 D업체의 시스템과 거의 비슷한 서비스를 내놨다.

D업체 관계자들은 "이미 서비스가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장학재단이 협력과 지원을 요청할 줄 알고 시스템 전반을 소개했지만 결국 모든 노하우를 빼앗긴 꼴이 됐다"고 말했다.

회사의 손실도 컸다. 한국장학재단의 유사 서비스 출시 후 직원 6명이 나갔고 심지어 미팅에 참석했던 1명은 재단으로 자리를 옮겼다.


송기석 의원은 "한국장학재단의 슬로건이 '당신의 꿈이 반드시 이뤄집니다'인데 이번 사례는 그 꿈을 빼앗아 간 사건"이라며 "공공기관으로서 해서는 안 될 비겁한 일을 한 한국장학재단은 관련 업체 대표에게 사과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공정거래 생태계 조성을 위해 정부가 도 넘은 공공기관의 스타트업 아이디어 도용 사례도 전수조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양옥 한국장학재단 이사장은 "최근 관련 내용을 파악한 상황"이라며 "창업자와 접촉해 문제가 원만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