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60달러 벽 깰까…'2년 후 공급부족' 전망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2017.09.27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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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피규라 "국제유가 횡보세 멈출 것"

2014년 이후 브렌트유 추이/자료=블룸버그 2014년 이후 브렌트유 추이/자료=블룸버그


국제유가가 지난 3년간의 횡보세를 깨고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2년 후엔 원유 공급 부족을 겪게 될 것이란 관측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세계 최대 원자재 트레이딩 업체 중 한 곳인 트라피규라의 벤 러콕 시장 위험 그룹 공동대표는 26일(현지시간) 한 콘퍼런스에서 "원유시장이 모퉁이를 돌았다"며 "유가가 오랜 기간 계속해서 더 낮아지기만 하는 시기가 끝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시장 일부에서 배럴당 40~60달러 선에서 횡보했던 유가가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등으로 공급이 줄어드는 동시에 수요가 늘어나며 새로운 수급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원유 부족 사태도 경고했다. 2019년 말 수요가 공급을 하루 200만~400만 배럴 초과할 것이란 전망이다. 최근 몇 년간의 유가 하락으로 에너지 기업들이 투자를 줄여왔기 때문이다.

러콕은 "전 세계가 상당한 원유 부족을 겪을 수 있다"며 "미국의 원유 생산도 부족한 공급을 채울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제유가 상승을 견인하는 또 다른 강력한 요소는 아시아의 원유 소비가 예상보다 많다는 점이다. 러시아 국영 에너지업체 가스프롬의 아디 이므시로비크 원유 트레이딩 대표는 같은 콘퍼런스에서 "수요가 실제보다 적게 추정돼 왔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유가가 배럴당 60달러를 크게 넘기진 못할 것이란 회의론도 상당하다. 미국의 셰일오일 등 OPEC에 속하지 않은 국가들의 원유 생산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원자재 트레이딩 업체 건버의 데이비드 파이페 이코노미스트는 "OPEC이 재고 감축을 위해 감산을 해도 비OPEC 국가들의 원유 생산으로 유가 상승이 억제될 것"이라며 "재고 감축이 방해를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제르바이잔 소재 소카르트레이딩의 아르주 아지모프 CEO(최고경영자)도 "배럴당 40~60달러의 가격대가 시장의 새로운 현실"이라며 "이 가격대가 더 오랜 기간 지속될 것이란 걸 시장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브렌트유는 이번주 배럴당 60달러에 육박하며 2015년 7월 이후 고점에 닿았다. 이번주 유가 급등은 쿠르드족을 둘러싼 지정학적 위험으로 초래됐다.

레체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이라크 쿠르드족의 독립투표를 반대하면서 전날 쿠르드 자치지역을 지나는 송유관을 차단하겠다고 위협했다. 송유관이 차단되면 시장에 공급되는 원유가 하루 평균 50만 배럴 감소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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