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 1주년' 권익위 토론회에 화훼농민들 돌발 항의

뉴스1 제공 2017.09.26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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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30분간 "우리 농가 다 죽는다. 김영란법 보완하라"
박은정 권익위원장 "말씀하셔도 좋다. 기다리겠다"

(서울=뉴스1) 김다혜 기자 =
화훼농가 농민들이 26일 오후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 대회의실에서 열린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시행 1년 토론회에서 박은정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에게 항의하고 있다. 2017.9.26/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화훼농가 농민들이 26일 오후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 대회의실에서 열린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시행 1년 토론회에서 박은정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에게 항의하고 있다. 2017.9.26/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화훼농민들이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 시행 1주년을 맞아 국민권익위원회가 주최한 토론회에서 돌발 발언으로 약 30분 동안 행사 진행에 차질이 빚어지는 소동이 벌어졌다.

화훼농민 30여명은 26일 오후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열린 '청탁금지법 시행 1년 토론회'에서 박은정 권익위원장이 인사말을 하기에 앞서 갑자기 단상 앞으로 뛰어나왔다. 이들은 이날 청중으로 미리 토론회장에 입장해 있다가 이같은 돌발 행동을 벌였다.



유창호 한국난재배자협회 수석부회장은 격앙된 목소리로 "인사말 필요없다. 우리는 거부한다"며 "김영란법이 농민의 피와 땀으로 성공해서 되겠느냐"고 외쳤다. 이어 "김영란법에 반대하는 게 아니다"라며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농민들도 "우리 농가 다 죽는다" "김영란 법 보완하라"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꽃은 뇌물이 아니라 마음의 선물입니다' '김영란법 개정하여 농업경제 서민경제 살려내라'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무대 앞에 섰다.



이들은 "농산물이 언제부터 뇌물이 됐고 꽃이 뇌물이 됐느냐"며 "추석은 농수산물을 주고받는 날 아니냐"라고 성토했다. 또 "우리가 잘 살자고 그러냐. 밥 먹고 살기가 힘든데 행사는 무슨 행사냐"라고도 외쳤다. 또 "100원짜리 카네이션도 주고 받지 못하는 게 말이 되느냐"는 목소리도 나왔다.

소동이 길어지자 토론회 패널로 나서는 임연홍 한국화훼협회 수석부회장이 "회의 진행을 하면서 자유발언 때 얘기하는 게 어떻겠냐"고 중재했지만 농민들은 거부했다. 농민들이 돌발 발언을 이어가면서 인사말을 위해 무대에 오른 박 위원장은 30여분 넘게 무대 위에 서 있는 상황이 빚어졌다.

농민들이 박 위원장에게 진정성 있는 발언을 듣고 싶다고 요청하자 박 위원장은 "법이 과도한 규제의 측면이 있다면 그것을 보완하고 고치기 위해 이자리에 모였다. 여러분들의 고충과 눈물을 진정으로 담을 수 있는 그런 지혜로운 법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 "법은 모두에게 공평해야 하기 때문에 법의 이름으로 누군가 극심한 고통을 당한다면 문재인 정부는 그것을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위원장은 "더 말씀하실 분이 계시다면 이 자리에서 말씀하셔도 좋다. 기다리겠다"라고 말했다.

결국 농민들은 박 위원장의 말을 들은 뒤 "토론회 진행 들어보고 맞지 않으면 퇴장하든지 다시 나오든지 하겠다"며 약 30분 만에 무대 앞에서 자진 해산했다. 이들은 "소란을 피워 대단히 죄송하다"며 "우리의 현실에 걸맞은 대책을 세워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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