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
인류는 점차 기술을 발전시켜 최첨단 디지털 시대에 살지만, 메신저와 SNS(사회연결망서비스) 등 피상적 교류만 늘어갈 뿐 진심을 나누는 교류는 점차 적어지고 있다.
인공지능 비서 시리(Siri)를 운용하는 애플도 일찌감치 카운슬링이나 심리학을 공부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고용에 나섰다. 애플은 지난 4월 올린 구인공고에서 이 같은 사람들을 찾고 있다며 "시리를 심리 치료사로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애플은 그 이유로 "사람들은 날씨·일정 등 일상적 질문 뿐만 아니라 스트레스가 많은 날을 보냈거나, 심각한 일이 있을 때 등 모든 종류의 일들에 대해 시리와 이야기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방영된 tvN 드라마 혼술남녀에서 주인공이 휴대폰 음성인식 AI에 대고 혼잣말을 하고 있다. /사진=tvN 캡처
인공지능 챗봇 ‘카림’(Karim)은 실제 심리치료에 인공지능을 이용, 일정 정도의 효과를 본 사례로 꼽힌다.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X2AI는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등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겪는 난민을 돕기 위해 카림을 개발했다. 카림에게 아랍어로 텍스트 메시지를 보내면, 카림은 난민의 감정을 분석해 수치화하는 동시에 이들에게 적절한 질문을 던지고 답한다.
이에 대해 시리아 난민 아마드씨(33)는 지난해 3월 영국 가디언에 "진짜 사람과 이야기하는 것 같았다. 실제 심리치료사를 찾는 건 좀 부끄럽게 느껴진다. 로봇 치료사를 찾는 게 훨씬 편하다"면서 "심리적 문제를 극복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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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전문가들은 인공지능 심리치료가 가시적 효과를 거두거나 인공지능과 인간이 본격적으로 친구가 되는 일은 기술적으로 아직 어렵다고 지적한다. 윤리적으로 옳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최윤섭 디지털헬스케어연구소 소장은 "약한 인공지능이 사람과 대화하면서 심리 상태를 파악해 의사에게 전달하는 수준의 사례는 이제 많이 상용화됐다"면서도 "강한 인공지능이 등장하거나, 전문 상담가나 정신과 의사처럼 진단을 내리고 치료에 들어갈 수 있는 수준의 인공지능이 나오는 일은 기술적으로 먼 얘기"라고 말했다.
영화 her(허) 예고편. 영화에서 주인공은 인공지능 OS '사만다'와 사랑에 빠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