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한 달 됐는데… 고양이 배가 또 불러요"

머니투데이 김미혜 송파에코동물병원장 , 정리=김주동 기자 2017.09.24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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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동물병원입니다~] 10. 고양이 vs 강아지, 크게 다른 가임기

편집자주 반려동물 보유가구 비율이 20%를 넘었습니다.(2015년 21.8%, 농림축산식품부) 1000만명이 그들과 함께 한다고도 하는데요. 우리는 반려동물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동물병원 속 재미있고, 때로는 안타까운 이야기를 통해 그들을 좀 더 알아보겠습니다.

"출산 한 달 됐는데… 고양이 배가 또 불러요"


어느 날 한 고양이 보호자에게서 전화가 왔다. 너무 당황스러운 목소리로 "원장님, 우리 고양이가 출산한 지 한 달이 지나고 있는데 배가 불러오는 것 같아요. 어떡하죠?"하는 것이다.

아차! 수컷 고양이가 같이 살고 있는 집이었다. 얼른 병원에 오셔서 초음파 검사를 해보자고 했다.



임신이었다 ㅜㅜ. 갓 출산해 5마리 새끼가 젖을 먹으며 자라고 있는데 또 임신이라니…. 보호자 분과 나는 난감하기도 하고 믿기지 않아 눈만 마주치며 멍하니 몇 분을 있었다. 수유 중 암컷과 수컷을 분리시켰다는데 어떻게 또 임신이 되었을까? 아마 보호자 분이 자는 시간에 몰래 교미가 이루어진 것으로 추측된다.

"출산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임신이 가능한가요? 원장님."
"네, 가능합니다."



/사진=pixabay.com/사진=pixabay.com
암컷 '강아지'는 보통 일년에 두 번(약 6개월마다) 발정이 온다. 낮의 길이가 변할 때 호르몬 변화로 인해 발정이 진행된다.

그러나 암컷 고양이는 질에 일정 정도의 자극이 오면 배란되어 발정이 생기는 교미 자극 발정 동물이다. 자극은 면봉으로 살짝 건드리는 정도로도 가능해 발정이 자주 올 수밖에 없다.

고양이가 사춘기가 되어 발정이 온 뒤로는 지속적으로 발정하는 모습을 보인다. 아기 울음 소리를 내며 크게 운다든지, 바닥에 몸을 비빈다든지, 식욕이 떨어진다든지 하는 평소 없던 모습을 보인다. 그래서 암컷을 키우는 분들은 새끼를 원치 않으면 첫 발정기 전후로 일찍 중성화를 시키기도 한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중성화를 하지 않으면 발정 증상으로 고양이가 힘들어 하는 것을 지속적으로 보게 된다.


여러모로 고양이는 강아지와 다를 뿐 아니라 다른 동물들과도 다른 특별한 동물인 것 같다.

이렇게 출산 후 다시 임신을 하게 되면 그 엄마 고양이에게 특별히 신경 써야 한다. 엄마 몸에서 아이 몸으로 많은 영양분이 가기 때문이다. 영양 공급이 충분하지 않으면 칼슘 부족 같은 대사성 질병으로 심한 경우 생명이 위태로워지기도 한다.

"출산 한 달 됐는데… 고양이 배가 또 불러요"
이토록 임신이 쉬워서일까? 고양이의 번식력은 강아지보다 몇 배는 강한 느낌이다. 고양이도 강아지처럼 두 달가량의 임신 뒤 출산을 하는데 골반이 유연해 강아지보다 훨씬 난산이 적다. 그래서 "자고 일어나 보니 아이를 다 낳아서 돌보고 있더라"는 말씀들을 하신다.

고양이의 두 번째 임신을 마음을 다해 축하해드릴 수는 없었지만, 아프지 않도록 신경 써주시고 더 이상의 임신을 원치 않으신다면 수컷을 중성화 해주시라고 안내해드렸다.

김미혜 수의사(송파에코동물병원장)김미혜 수의사(송파에코동물병원장)
팁:  한 쌍의 고양이를 키우고 한 번만 임신하길 원하신다면 임신 확인 후 수컷을 중성화 해주시는 것을 추천 드린다. 암컷 역시 출산 뒤 다음 발정이 매우 빠르므로 수유가 끝나는 대로 중성화를 고려하시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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