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부터 와인까지… 항공기내 난동 보니

머니투데이 이영민 기자 2017.09.12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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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란·위해시 1000만원이하 벌금, 기장 업무 방해 5년이하 징역도

2016년 12월 팝가수 리처드 막스가 SNS에 올린 대한항공 기내 난동 사건 사진. 승무원들이 난동을 피우는 중소기업 대표 아들을 진정시키고 있다./ 사진=뉴스1(리처드 막스 페이스북)2016년 12월 팝가수 리처드 막스가 SNS에 올린 대한항공 기내 난동 사건 사진. 승무원들이 난동을 피우는 중소기업 대표 아들을 진정시키고 있다./ 사진=뉴스1(리처드 막스 페이스북)


여객기에서 승무원 얼굴에 와인을 끼얹고 욕설을 퍼붓는 등 난동을 부린 혐의로 20대 여성이 경찰에 붙잡히면서 기내 난동 사건이 다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뉴시스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경찰대는 항공보안법상 항공기안전운항저해 폭행 및 기내소란 혐의로 A씨(여·21)를 불구속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1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혼자 중국 여행을 한 뒤 지난 10일 귀국하던 길이었고 탑승 직전 호텔에서 와인 1병을 마신 상태였다. A씨는 기내에서 뒷좌석 승객이 발로 자신의 좌석을 찬다는 이유로 다툼을 벌이다가 이를 말리기 위해 다가온 승무원이 자신의 자리를 옮기려 하자 화가 나 소란을 피웠다.

기내 난동 사건이 도마 위에 오른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 회항' 사건이 있다. 지난 2014년 12월5일 조현아 전 부사장은 이륙 준비 중이던 뉴욕발 대한항공 일등석에서 마카다미아를 봉지째 가져다준 승무원의 서비스를 문제 삼은 데 이어, 비행기를 되돌려 수석 승무원을 비행기에서 내리게 해 논란을 일으켰다. 하지만 조현아 전 부사장은 항소심 공판에서 징역 10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석방됐다.

2013년 4월에는 포스코에너지 임원이 미국행 대한항공 기내에서 라면이 제대로 익지 않았다며 들고 있던 잡지로 승무원의 얼굴을 때리는 폭행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른바 '라면 상무'로 불리는 해당 임원은 사건 직후 사표를 냈으나 2년이 지난 2015년 7월 "회사로부터 사직서 제출을 사실상 강요당했다"며 해고무효 소송을 했다가 패소했다.

연예인이 기내 난동 사건에 휘말린 적도 있다. 2015년에는 가수 바비 킴이 미국행 대한항공 여객기 내에서 술에 취해 고성을 지르고 성희롱을 하는 등 난동을 부린 혐의로 벌금 400만원과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선고받았다.


한편 세계적 팝스타 리처드 막스는 기내 난동 사건을 제압해 국내에서 화제를 일으키기도 했다. 리처드 막스는 2016년 1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인천으로 오는 대한항공 여객기 내에서 술에 취해 손바닥으로 승객을 때리고 이를 말리던 승무원과 정비사의 얼굴을 때리는 등 난동을 피운 중소기업 대표 아들(34)을 직접 제압하고 이 사건을 SNS(사회연결망서비스)로 알렸다.

1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이학재 바른정당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2년부터 올 8월까지 국내 항공사 기내에서 총 1969건의 기내난동·폭력 등 불법행위가 일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항공보안법 23조 및 50조에 따르면 폭언·고성방가 등 소란행위, 술이나 약물을 마시고 타인에게 위해를 가하는 행위에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 특히 기장의 업무를 방해하는 사람에게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 기장 등 승무원은 기내에서 항공보안법을 위반한 사람을 경찰에 반드시 인도해야 한다. 이를 어기면 승무원과 항공사 등이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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