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테러를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진 이슬람국가(IS)는 미국의 공세로 이라크 내 핵심 거점인 모슬 방어에 실패하는 등 계속 후퇴하지만 공격 대상을 유럽 내 테러로 확대하는 것이다. 시리아 동부에 있는 IS의 거점 라카에도 미군의 공습과 민병대의 진격이 이어져 IS의 후퇴가 임박했지만 국제 테러의 확산 위험은 오히려 커질 우려도 있다.
이러한 테러 빈발은 물론 유럽 및 세계 경제에 부정적 요소가 될 것이다. 여행 수요 위축, 소비 및 투자심리 악화 등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유럽 경제는 올해 들어 당초 예상보다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우리나라의 대EU 수출도 대미 수출을 뛰어넘는 증가세를 보여왔다. 이를 감안하면 계속되는 테러로 유럽 경제가 타격을 받는 것은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부정적 측면이 강하다. 지난해의 경우 영국의 브렉시트(EU 탈퇴)가 결정된 뒤 국제 금융시장이 일시적 혼란을 보여 세계 경제의 회복세에 부담을 주기도 했다.
물론 유럽 및 세계 경제의 회복세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상황인 것은 사실이다. 현재 세계 경제의 회복세는 과열감이 덜하고 물가 및 금리의 안정기조 속에 완만한 성장세가 이어지는 골디락스 경제 상황이 장기화하고 있다. 각국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지만 버블에 대한 우려도 적은 실정이고 유럽중앙은행(ECB)이나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도 예상대로 올해 안에 양적완화 정책의 출구를 모색할 가능성이 높다. 즉, IS의 테러 확대가 잠재적 불확실성과 불안감을 조성하지만 단기적 경기향방이나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한정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유럽 내부의 정치상황은 구조적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테러의 공포감은 유럽 국민들의 분열을 가속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프랑스 하원 선거에서는 기존 양대 정당이 크게 패배하고 또 승리의 주인공이 된 마크롱 대통령의 지지율마저 최근 급락하는 현상을 보면 유럽 국민들의 변화에 대한 요망이 큰 것으로 보인다. 유럽 각국의 내부적인 분열양상은 중장기적으로 EU시스템을 긴장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