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의 한 증권사 객장에서 투자자들이 주가 전광판을 바라보고 있다./AFPBBNews=뉴스1
MSCI는 20일(현지시간) 중국 A주를 신흥시장지수에 편입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중국 상하이증시와 선전증시에 상장된 대형주 222개 종목이 내년 6월부터 MSCI신흥시장지수의 일부가 된다. 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73%로 미약하지만 점차 비중이 높아질 전망이다.
앞서 MSCI는 신흥시장지수에서 차지하는 중국 A주의 비중이 궁극적으로 45%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MSCI신흥시장지수에서 중국 A주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향후 5년간 2100억 달러가 중국 증시로 유입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이 지난해까지 MSCI신흥시장지수 진입에 3번이나 실패한 건 이 지수에 투자하는 기관투자가들의 반대가 컸기 때문이다. 중국 증시는 시가총액이 약 7조5000억 달러로 세계에서 미국 증시 다음으로 크지만 외국인 투자 비중은 2%도 안 된다. 중국의 강력한 자본통제 탓이다.
MSCI는 그러나 올해는 기관투자가들의 폭넓은 지지를 바탕으로 중국 A주의 편입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레미 브라이언드 MSCI 지수 정책 위원장은 이날 낸 성명에서 "국제 투자자들이 지난 몇 년에 걸쳐 일어난 중국 A주 시장에 대한 접근성의 긍정적 변화를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중국이 상하이·선전 증시와 홍콩증시의 교차거래를 허용하면서 사실상 A주 시장을 개방하는 등 자본통제를 완화한 게 좋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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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이 임의적인 거래 중단 조치를 제한하고 위안화 환율의 안정을 유도하는 한편 디레버리지(차입축소)를 통해 금융시스템의 리스크(위험) 차단에 나선 것도 주효했다고 지적했다. 중국 A주의 MSCI신흥시장지수 편입은 중국 정부가 추진하는 위안화 국제화에도 탄력을 줄 전망이다.
MSCI는 다만 중국이 신흥시장지수에서 A주 비중을 높이려면 개혁을 더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MSCI의 이번 결정이 중국의 개혁에 힘을 더 실어 줄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자산운용사 TCW그룹의 데이비드 뢰빙거 애널리스트는 중국 A주의 MSCI신흥시장지수 편입이 중국 금융시장의 개방을 원하는 개혁가들의 영향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MSCI는 이날 아르헨티나 증시의 신흥시장지수 편입을 보류했다. 또 사우디아라비아를 신흥시장지수 편입 검토 대상에 추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