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들통난 '러시아 스캔들'…트럼프 측근, 푸틴 인사와 비밀회동

머니투데이 정인지 기자 2017.04.04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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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과 러시아 정계 인사의 만남이 잇따라 들통나고 있다.

3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는 민간 사설보안업체 '블랙워터USA'의 창업자 에릭 프린스가 지난 1월11일 세이셸 제도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을 만났다고 보도했다. 프린스는 트럼프 행정부에서 공직을 맡고 있지는 않지만, 그의 누나인 베치 디보스는 현재 교육장관이다. 디보스장관은 암웨이 상속자인 딕 디보스와 결혼하면서 성이 바뀌었다. 미국 백악관 수석전략가인 스티브 배넌과도 친밀한 관계를 갖고 있다.

프린스는 수년간 배넌의 위성 라디오 방송에 게스트로 출연했으며, 배넌의 수석전략가가 설립한 극우매체 브레이트바트와의 인터뷰에도 응해왔다. 프린스는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에 25만달러를 기부하기도 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만남에서도 프린스는 스스로를 비공식적인 트럼프의 대사라고 표현했다.



만남이 이뤄진 1월11일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기 9일 전이다. 전반적인 대화 주제는 불분명하지만, 러시아가 시리아를 포함해 이란과 관계를 단절하는 대신, 미국은 러시아 제재를 완화해주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추정된다. 만남을 주선한 것은 아랍에미리트(UAE)의 셰이크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얀 왕세자 겸 통합군 부총사령관이다. UAE는 이란과 적대관계에 있다. 왕세자는 지난해 말 비밀리에 미국 뉴욕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FBI는 세이셸제도 회담을 인지하고 있으며 지난해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의혹을 수사하는 측면에서 이번 만남을 조사하고 있다. FBI는 공식적인 확인을 거부했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우리는 어떤 만남도 모른다"며 "에릭 프린스는 정권 교체에서 어떠한 역할도 없었다"고 말했다. 프린스의 대변인도 성명에서 "에릭 프린스는 정권 교체에서 직을 맡은 적이 없다"며 "이는 정교한 조작"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세이셸제도 회담은 트럼프 대통령과 관련이 없다"며 "왜 비밀 정보원들이 테러리스트들을 쫓아야 할 시간에 미국 시민을 감시하고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한편 트럼프 측근들의 러시아 내통설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 1월 미국 주재 러시아 대사 세르게이 키슬략과 러시아 제재를 논의한 사실이 드러나 트럼프 행정부 내각 출범 후 최초로 사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은 키슬략 대사 뿐만 아니라 러시아 국영은행 대표와도 만남을 가진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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