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트럼프 케어 무산, 코스피 흔들릴까

머니투데이 송선옥 기자 2017.03.27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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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의 빌미... 변동성 확대를 매수 기회로"

코스피 시장이 27일 트럼프 정부의 정책 불확실성 우려에 하락하며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오전 11시34분 현재 전일대비 8.78포인트(0.40%) 내린 2160.17을 기록하고 있다.

기관의 순매도로 삼성전자 (77,500원 ▲800 +1.04%) 현대차 POSCO 등 주요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이 약세다. 개장초 '팔자'였던 외국인이 '사자'로 전환, 236억원을 순매수하고 있다. 외국인은 전기전자(471억원 순매수), 의약품(193억원) 등에 매수를 집중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가장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트럼프 케어(건강보험법)이 무산되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친성장 정책 이행 속도와 능력에 대한 시장 불안감이 지수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일본 증시도 미국 뉴욕증시 지수선물 하락 여파로1.51% 하락하며 오전장을 마감했다.

◇트럼프 정책 불확실성 키우나=시장의 관심은 트럼프 랠리 기대감으로 코스피 시장에 유입됐던 외국인 자금이 트럼프 케어 무산을 계기로 한국 증시를 이탈하지 않을까에 모아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연초 이후 코스피 시장에서 5조3419억을 순매수,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같은 기간 기관의 4조4986억원 순매도, 기관 2조6961억원 순매도와는 대조적이다.

이 기간 외국인의 순매수 이유는 미국 증시 호조에 따른 글로벌 랠리 기대감, 한국 기업의 이익 전망치 호조, 원/달러 환율 하락 때문으로 풀이되는데 트럼프 케어의 무산은 정책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를 키울 수 밖에 없다.

다만 트럼프 케어가 표결에서 무산된 것이 아니라 공화당의 철회로 무산됐고 스티븐 므느신 재무장관이 포괄적인 세제개혁 법안이 8월 이전에 통과되도록 하는 목표는 여전하다고 밝히면서 트럼프 정책에 대한 불안감이 일정 부분 해소됐다는 평가다.


실제로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 지수는 지난 24일(현지시간) 트럼프 케어 철회 소식이 전해진 이후 표결 철회 전 저점대비 0.33% 반등했고 주요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도 일중 저점 대비 0.23% 상승했다. 오히려 트럼프 행정부가 공화당 내에서도 반발이 컸던 트럼프 케어 카드를 버리고 세제개혁에 힘을 모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외인, 4월 美 환율보고서 발표 앞두고 매수세 강화=원/달러 환율의 방향성도 외국인 자금 이탈 가능성을 방어하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점진적 금리인상 기조 외에 유로존 경기지표 호조로 유로화가 상승세를 지속하며 달러 약세 환경을 만들어주고 있다. 또 4월 미국 재무부 환율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외국인들이 원/달러 환율 하락(원화 강세)에 베팅하며 환차익을 노린 외국인 자금 유입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원/달러 환율 하락폭은 1월 4.2%, 2월 2.2%, 3월 1.1%인데 반해 외국인 순매수는 1월 1조6000억원, 2월 3000억원, 3월 3조4000억원에 이른다. 3월 환율 하락폭이 이전에 비해 줄어들었는데도 순매수를 확대했다는 것은 4월 미 재무부의 환율보고서를 앞두고 환차익 수요가 급증했다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김영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정책 불확실성과 국내 기업의 이익전망치 상승률 둔화 가능성을 염두에 두면 한국 증시도 조정받을 여지가 있으나 조정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미 정책 기대감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기 때문에 변동성 확대 시기를 매수 기회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도 “트럼프 케어 무산으로 인한 트럼프 정책의 불확실성, 영국의 브렉시트 협상 시작을 알리는 리스본조약 50조 발동 등은 단기에 지나치게 급등한 증시에 조정의 빌미가 될 수 있다”면서도 “미 경기선행지표의 반등, 국내 수출경기 개선에 이은 중국 수출지표 반등 등을 고려할 때 조정이 나타나도 그 폭은 크지 않을 전망이며 조정 폭이 크다면 분할매수의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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