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천적 조로증 환자, 노화 회복 메커니즘 규명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2017.03.23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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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GIST 박상철·이영삼 교수팀 주도…노화 회복·질환 개선 연구 새 방향 제시

DGIST 뉴바이올로지전공 박상철 석좌교수(좌), 이영삼 교수(우)/사진=DGISTDGIST 뉴바이올로지전공 박상철 석좌교수(좌), 이영삼 교수(우)/사진=DGIST


일반인 보다 노화 진행이 약 10배 빠른 허치슨 길포트 조로증후군(Hutchinson-Gilford Progeria Syndrome, 이하 HGPS) 환자의 증상을 완화하고 회복시킬 수 있는 메커니즘을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뉴바이올로지전공 박상철 석좌교수(웰에이징연구센터장)와 이영삼 교수 연구팀이 규명했다고 23일 밝혔다.

대표적 희귀 선천성 조로증 질환 가운데 하나인 HGPS에 걸린 환자들은 생후 18개월 무렵부터 성장 저하와 함께 피부 주름, 탈모, 시각 이상, 심혈관 질환 등 노화와 관련된 질환을 동반한다. HGPS 환자의 평균 수명은 13살 정도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HGPS 환자로부터 얻은 섬유아세포의 노화 진행 단계에서 미토콘드리아 기능이 감소되면서 증가하는 활성산소를 주목했다.

미토콘드리아는 세포 내에서 에너지 및 물질 대사에 핵심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세포 내 소기관이다. 미토콘드리아의 기능 저하는 활성산소 증가, 에너지 생성 효율 저하 등으로 세포의 노화를 유발하는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약물 스크리닝 시스템을 통해 활성산소를 제어할 수 있는 약물로 ‘Y-27632’을 발굴하고, 이 약물이 미토콘드리아의 자체 기능을 개선하는 데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세포 노화가 진행될 때 인산화효소(ROCK) 단백질 활성화와 미토콘드리아의 기능 저하 사이의 분자적 인과관계가 나타난다는 사실을 세계 처음으로 규명했다.

연구팀은 이를 기반으로 ‘Y-27632’ 약물이 ROCK 단백질의 인산화 기능을 억제하고 미토콘드리아의 산화적 인산화 효율을 증가시켜 미토콘드리아의 기능을 회복시킨다고 밝혔다.


아울러 HGPS 환자 세포의 특징인 핵막 변성, 유전자 손상의 감소도 유도했다. 이를 통해 노화 세포의 기능이 회복됐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박 석좌교수는 “향후 노화 동물 모델 및 조로증 동물 모델에서의 효능 검증 등을 통해 인간의 건강한 수명을 연장할 수 있는 연구를 지속적으로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노화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에이징셀’ 온라인판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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