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럽다는 아이에게 용기를…"하나도 안 떨려"

머니투데이 박은수 기자 2017.02.25 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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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꿈꾸는 서재] <31>'하나도 안 떨려!'

편집자주 올해 5살이 된 아린이는 집에서 TV 보는걸 제일 좋아합니다. '뽀로로부터 짱구까지' 오늘도 만화 돌려보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워킹맘이니 난 바빠, 피곤해'라는 핑계로 아이를 하루 1~2시간씩 TV 앞에 방치한 결과입니다. 그러다 문득 깨달았습니다. 아이는 엄마와 함께라면 혼자 TV 보든 것보다 책 읽는 시간이 더 행복하다는 것을 말이죠. '아이가 꿈꾸는 서재'는 엄마와 아이가 함께 책을 읽으면서 이야기하고 공감하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1주일에 1~2권씩이라도 꾸준히 책 읽는 아이로 키우고 싶은 모든 엄마의 바람도 함께.

부끄럽다는 아이에게 용기를…"하나도 안 떨려"


'친구들과 즐거운 발표회 시간 보냈어요. 들려오는 노래에 맞추어 따라 부르고, 제가 보여주는 동작들을 주시하면서 긴장하는 모습 없이 너무나 잘하였어요! 우리 어린이 칭찬해 주세요~'

어린이집 알림장에 선생님이 쓴 글을 읽고 나니 그동안의 걱정이 말끔히 사라졌습니다. 혹 여러 사람이 보는 앞에 서는 것이 아이에게 스트레스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었는데 그동안 아이는 엄마가 눈치채지 못하게 스스로 컸나봅니다.



그날 저녁 "엄마, 나 이젠 부끄럽지 않아"라고 말하는 아이를 꼭 안아주며 듬뿍 칭찬해줬습니다.

부끄럽다는 아이에게 용기를…"하나도 안 떨려"
'하나도 안 떨려!'는 발표를 앞두고 주저주저하는 아이의 심리적 변화와 긴장감을 극복하고 발표를 하기까지의 과정을 담아낸 책입니다. 남 앞에 서는 것을 힘들어하는 아이들에게 모든 것은 마음먹기 나름이며 자신을 믿고 자신에게 용기를 주면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장기자랑 날 아침, 한 아이가 침대에서 일어납니다. 발표를 앞뒀지만 하나도 콩닥거리지 않았습니다. 그동안 연습을 엄청 많이 했거든요. 게다가 행운을 부르는 파란 장화도 신고, 멋진 주머니들이 달린 바지도 입고 있었으니까요. 장기자랑에는 아이 말고 다섯 명이 더 나왔습니다. 하지만 이걸 어쩌죠? 한 명 두 명 발표가 끝나자 씩씩했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아이는 옷 속으로 점점 움츠러들고 맙니다.

'드디어 나는…앞으로…아이들 맨…나갔어요.' 아이는 그만 머릿속이 하얘지고 말도 뒤죽박죽. 자꾸만 자리에서 일어났다 앉았다 갈팡질팡. 친구들 앞에 섰지만 급기야 엉뚱한 행동으로 놀림을 받고 맙니다.

아이는 이대로 좌절하고 마는 걸까요?


우리 모두는 발표를 앞두고 가슴이 콩닥콩닥 떨리던 순간이 있었을 겁니다. 아이들도 마찬가지죠. 다만 '왜 이렇게 나만 떨리지?'가 아닌 책 속의 아이처럼 누구나 긴장되는 순간이 있다는 것을, 또 그것 또한 누구나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하는 것은 중요한 것 같습니다.

플랩북으로 제작된 책은 중간중간 그림을 열어보는 재미도 선사합니다. 침대 위 이불을 걷으면 아이가 누워 있고요. 주머니 속엔 고무줄, 동전, 알사탕이 들어있습니다. 우리 아이가 제일 좋아한 건 마지막 장에 박수하는 선생님의 손. 포개져 있는 선생님의 한쪽 손을 잡고 짝짝짝짝 손뼉을 쳐줍니다. 책을 다 읽고 난 아이도 발표를 멋지게 끝낸 친구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고 싶었던 건 아니었을까요?

◇'하나도 안 떨려!'=주디스 비오스트 지음. 현암주니어 펴냄. 32쪽/1만3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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