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의 눈초리를 접지 않은 지구인은 양동 작전을 쓴다. 한쪽에선 전투를 준비하고, 다른 한편에선 소통 창구를 마련한다. 소통을 위해 미국은 언어학자 루이스(에이미 애덤스)와 물리학자 이안(제러미 레너)을 불러들인다. ‘고래 소리’를 해독하고, 이를 과학적으로 증명하는 일이 그들의 임무다.
문어 형태의 외계 생명체가 내뱉는 알 수 없는 소리들이 파악될 때까지 공격은 일단 유보.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 해결의 요체가 언어다.
이 영화는 1982년 스티븐 스필버그의 ‘E.T’ 이후 35년 만에 외계인을 적이 아닌 소통의 관계로 묘사한 보기 드문 작품이다. 외계인과 맞닥뜨릴 어느 순간에,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심도 있게 관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재미’보다 ‘의미’에 초점을 맞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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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는 외계인과의 소통 과정에서 희소병으로 세상을 먼저 떠나보낸 딸 아이와의 기억을 소환해 소통의 원초적인 방식과 공유감을 느낀다. “너의 삶 너머 또 다른 너의 이야기가 펼쳐진다”는 루이스의 설명처럼, 소통은 시간의 가역성을 배반하지 않는 가치라는 점을 역설한다.
영화 제목은 1997년 조디 포스터가 주연한 영화 ‘콘택트’와 동명이지만, 다른 내용이다. 원래 제목은 ‘어라이벌’(Arrival, 도착)인데, 소통을 주제로 한 영화라는 점에서 국내에선 ‘컨택트’로 바뀌었다.
오는 26일 열리는 제89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컨택트’는 작품상, 감독상 등 8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2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