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이 살 길" 삼양식품, '닭의 해' 불닭볶음면에 사활 건다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2017.01.10 0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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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원주공장 생산라인 2개 증설해 年 1000억 추가생산…업계 4위 '오명' 벗을까

"수출이 살 길" 삼양식품, '닭의 해' 불닭볶음면에 사활 건다


정유년, 삼양식품 (446,500원 ▲103,000 +29.99%)이 '불닭볶음면'을 앞세워 올해 수출에 사활을 건다. 뒤늦게 발동이 걸린 해외 시장에서의 인기를 이어가기 위해 신규 시설투자를 단행하고 해외 전용 제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9일 금융감독원과 식품업계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199억원 가량을 투자해 강원도 원주공장에 라면 생산라인 2개를 증설할 계획이다. 이번에 증설하는 라인은 각각 봉지라면, 큰 컵라면 생산라인으로, 수출 주력품목인 불닭볶음면을 우선 생산하게 된다.



이번 라인 증설을 통해 삼양식품의 생산 능력(Capa)은 매출 기준 연 1000억원 규모가 추가된다. 라인 증설은 올 8월쯤 완료될 예정이다.

삼양식품은 늘어난 생산능력을 기반으로 올해 수출액 1000억원 고지를 달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또 지난해 12월 해외전용 제품인 '커리불닭볶음면'을 출시한데 이어 올해에는 불닭볶음면 브랜드 추가, 김치찌개면 수출 등을 강화할 예정이다.



"수출이 살 길" 삼양식품, '닭의 해' 불닭볶음면에 사활 건다
식품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삼양식품의 수출액은 950억원 규모다. 2015년(294억원)대비 3배 이상 급증한 것이다. 다만, 불닭볶음면의 선풍적인 인기에도 불구하고 연말 사드배치, 한한령(한류금지령) 여파로 기세가 주춤하면서 1000억원 고지는 달성하지 못했다.

수출 성장을 이끈 것은 '불닭볶음면'이다. 중독성 강한 매운 맛이 볶음면을 즐겨먹는 중국과 동남아 등지에서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입소문이 난 덕분이다. 실제 불닭볶음면의 지역별 수출 비중은 중국 45%, 동남아시아 40%로, 두 지역에 집중돼 있다. 한류 인기, 할랄인증을 획득해 동남아 무슬림들이 쉽게 수용할 수 있도록 한 것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업계는 불닭볶음면이 본격 인기를 얻은 시점이 지난해 3분기로, 불과 3~4분기만에 수출 950억원을 달성한 만큼 올해는 2배 이상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신규 증설 물량이 1000억원 규모인 것도 해외 수출 목표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다.


이에 따라 '불닭볶음면'을 업은 삼양식품이 '원조 라면'으로서 자존심 회복에 나설지 주목된다. 최근 불닭볶음면 덕에 수출이 늘면서 실적이 증가하고 있어서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연결기준 1~3분기 누적 매출액 2546억원, 영업이익 155억원을 달성해 전년 대비 각각 19%, 364% 급증했다.

삼양식품은 한때 라면 점유율 90%를 자랑하는 '원조 1등 라면' 기업이었지만, 최근 성장이 정체되면서 농심, 오뚜기, 팔도에 이은 업계 4위까지 떨어진 상태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기존 생산시설로는 한계가 있어 수출을 더욱 늘리기 위해 신규 시설투자를 단행했다"며 "인도네시아에서는 불닭볶음면을 삼양이라 부르는 등 해외에서 불닭볶음면이 삼양라면 전체의 이미지를 높이고 있어 올해는 다른 제품 수출도 늘려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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