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 집필자 7명 중 순수 역사학자는 '0명'

머니투데이 최민지 기자 2016.11.28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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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교과서 공개]집필자 면면 살펴보니…일부는 '뉴라이트' 학회 가입

교육부가 28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청사에서 국정 역사 교과서 현장검토본과 편찬기준(안)을 언론에 배부하고 있다.교육부가 28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청사에서 국정 역사 교과서 현장검토본과 편찬기준(안)을 언론에 배부하고 있다.


국정 역사교과서 집필진 면면이 1년여 만에 공개됐다. 집필자 인원은 교육부가 애초 밝힌 46명보다 적은 31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 8명은 국사편찬위원회, 동북아역사재단 등 국책기관에 소속된 인물들이다. 현대사 집필진 7명 중 '역사학자'로 불릴만한 인사는 단 한 명도 없다. 집필진 일부는 뉴라이트 학회인 한국현대사학회 등의 회원인 것으로 전해졌다.

28일 교육부가 공개한 '올바른 역사교과서' 집필진(중·고교 합산)은 모두 31명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중학교 역사교과서 31명, 고등학교 한국사교과서 27명의 필진 중 4명을 제외한 모든 인원이 중복으로 들어가있다"며 "인원수 자체가 변한 것은 아니고 중복집필지가 더 늘어난 것 뿐"이라고 설명했다.



집필자 명단에는 지난해 정부의 국정화 방침 기자회견에서 모습을 드러낸 신형식 이화여대 명예교수를 비롯해 △최성락 목포대 고고학과 교수 △서영수 단국대 명예교수 △박용운 고려대 명예교수 △이재범 경기대 사학과 교수 △고혜령 한국고전번역원 이사 △손승철 강원대 사학과 교수 등이 올라있다.

또 △이상태 국제문화대학원 대학 석좌교수 △신명호 부경대 사학과 교수 △한상도 건국대 사학과 교수 △이민원 동아역사연구소장 △김권정 대한민국역사박물관 학예연구사 △최대권 서울대 명예교수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김승욱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 △김낙년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 등도 이름을 올렸다.



아울러 △김명섭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나종남 육군사관학교 군사학과 교수 △이주영 건국대 명예교수 △허승일 서울대 명예교수 △정경희 영산대 자유전공학부 교수 △윤영인 영산대 자유전공학부 교수 △연민수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 △우장문 경기 대지중 수석교사 △김주석 대구 청구고 교사 △유경래 경기 대평고 교사 △정일화 강원 평창고 수석교사 △최인섭 충남 부성중 교장 △황정현 충남 온양한올중 교사 △황진상 서울 광운전자고 교사 등도 편찬에 참여했다.

집필진 중에는 국책기관에서 일하고 있는 인물이 8명이나 됐다. 최성락·이재범·손승철·한상도·유호열·정경희 교수 6명은 지난해 국정교과서 파동 이후 국사편찬위원으로 위촉된 인물이다. 더군다나 유호열 교수는 민주평통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을 맡고 있어 친정부 인사로 분류된다. 고혜령 한국고전번역원 이사는 문화재청 문화재 위원이며 연민수씨도 정부 출연 연구기관인 동북아역사재단의 연구위원이다. 이들은 정부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않은 환경에서 집필을 진행했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현대사 부문 집필자 7명 중 '역사학자'로 부를 수 있는 인사는 단 한 명도 없다. 학부 시절 역사를 전공한 이는 현장교원인 황진상 서울 광운전자고 교사 1명 뿐이다. 황 교사는 서울대 국사학과를 졸업했으며 별다른 학회 가입 경력은 없다.


나머지 6명은 모두 경제, 군사, 정치외교학자다. 김승욱 중앙대 교수, 김낙년 동국대 교수는 학·석사 과정에서 모두 경제학을 전공했다. 김명석 연세대 교수, 유호열 교수 역시 박사과정까지 모두 정치학을 전공했다. 육군사관학교에서 군사사학을 가르치고 있는 나종남 교수는 서강대 석사과정에서 사학을 전공했으나 학부는 육사 출신이다.

일부 집필자는 뉴라이트 성향의 학회에 가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역사교사모임 관계자는 "김명섭·나종남 교수, 이주영 명예교수는 한국현대사학회(뉴라이트) 멤버이며 근대 이민원 동아역사연구소장은 24회 이승만포럼 발표자"라고 전했다.

한편 31명의 집필자 명단은 웹 전시본에는 실리지 않으며 취재진에게만 공개됐다. 교육부는 심의위원 명단은 내년 2월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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