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영훈 권익위원장, 재산 41억…검찰 떠나 15억↑

머니투데이 김훈남 기자 2016.09.22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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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생활 마감 직후 태평양 고문…기업 2곳서 사외이사 활동, 이사회서 전부 찬성표

성영훈 국민권익위원장이 2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대강당에서 열린 국민권익위원회 청렴실천 결의대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성영훈 국민권익위원장이 2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대강당에서 열린 국민권익위원회 청렴실천 결의대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시행을 앞두고 "내가 제일 많이 얻어먹었다"고 공개 석상에서 발언해 논란을 빚고 있는 성영훈 국민권익위원장이 검사생활을 마무리한 후 5년간 15억원 가까운 재산을 불린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고위공직자 재산등록 현황에 따르면 성 위원장이 올해 3월 신고한 재산은 총 41억1062만원이다. 2011년 9월 대검 공판송무부장(검사장)으로 검사생활을 마친 성 위원장은 그해 3월 고위공직자 재산신고 당시 15억8220만원을 신고했다.



올해 재산신고 내역에는 2011년 고지를 거부했던 부모의 재산이 10억3395만원 추가됐다. 이를 제외한 성 위원장의 재산 증가분은 14억9447만원이다.

세부 내역을 살펴보면 부동산 자산이 가장 많이 늘었다. 성 위원장은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161.47㎡(49평)짜리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다. 검사 시절에는 현재 살고 있는 동네에서 전세 8억4000만원짜리 아파트에 거주했다.



예금자산과 유가증권도 5억원 이상 늘었다. 본인 예금은 2011년 5억1753만원에서 현재 8억9660만원으로 증가했다. 상장과 비상장 주식, 국채 등 유가증권 자산은 1억8862만원으로 검사 시절 1025만원에서 18배가량 불어났다.

이밖에 1억5350만원짜리 국내 유명 리조트 회원권, 6830만원짜리 경기 용인 모 골프장 회원권 등을 추가했다.

성 위원장은 검사장 옷을 벗은 뒤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과 풀무원, 유니온스틸(동국제강에 합병) 사외이사로 활동하면서 재산을 늘린 것으로 풀이된다. 고위직까지 올라간 법조인의 퇴임 후 대표적 진로 중 하나다.


성영훈 권익위원장, 재산 41억…검찰 떠나 15억↑
성 위원장은 2011년 9월 퇴직하고 다음 해 3월부터 풀무원과 유니온스틸의 사외이사로 활동했다. 두 회사 모두 법률전문가 경력을 인정해 성 위원장을 사외이사로 위촉했다. 적게는 매년 1800만원에서 많게는 3600만원까지 보수를 지급했다.

통상 기업들은 사외이사가 이사회에 출석할 때마다 교통비 명목으로 사례비를 지급하기도 한다.

두 회사의 이사회 출석 내역을 살펴보면 성 위원장은 2012년부터 2015년말까지 총 88차례 이사회 가운데 82회 참석했다. 성 위원장은 참석한 이사회 안건에서 전부 찬성표를 던졌다.

성 위원장은 2014년 10월 회사합병 결정으로 유니온스틸 사외이사에서 물러났고 풀무원에서는 국민권익위원장 임명으로 사임했다.

성 위원장은 검사장 퇴임 후 행보에 대해 "사외이사로 출석도 열심히 했고 미리 의안보고를 검토하는 등 '거수기 역할을 하지 말라'는 요구에 부합했다고 자신한다"며 "로펌 고문 활동도 후배들 보기에 부끄러운 활동을 하지 않도록 스스로 엄격히 통제했다"고 밝혔다.

성 위원장은 과거 검사 시절에 접대·향응을 많이 받았다고 공개석상에서 발언해 파문이 일고 있다.

성 위원장은 21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회관에서 250명의 재계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초청 간담회에서 "공짜 밥, 공짜 술, 사실 저도 고백하자면 제일 많이 먹지 않았겠냐"고 말했다.

이어 "오랫동안 공직을 했고 또 이런 사회적 분위기가 없을 때 관행적으로 다 용인되던 시절이기 때문에 많이 얻어먹었다"고 덧붙였다.

성 위원장은 "문제될 만큼 먹지는 않았기 때문에 아직 이러고(국민권익위원장 직을 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청렴 사회 조성에 앞장서겠다는 최고위 공직자가 스스로 청렴하지 않았다고 시인한 꼴이다. 시민·사회단체들은 부적절한 처신을 비판하며 발언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비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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