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길 속 뛰어들어 이웃 구한 청년, '안타까운 죽음'

머니투데이 방윤영 기자 2016.09.21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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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우 꿈꾸던 20대 안치범씨, 원룸 주민들 모두 구하고 의식불명 11일만에 숨져

/그래픽=유정수 디자이너/그래픽=유정수 디자이너


불이 난 건물에 뛰어들어 주민들을 대피시킨 뒤 의식불명에 빠졌던 20대 남성이 끝내 숨졌다.

경찰과 소방 당국에 따르면 9일 오전 4시20분쯤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한 5층 원룸 건물에서 불이 났다. 이 건물에 살던 안치범씨(28)는 불이 나자 밖으로 나왔지만 다시 안으로 들어가 주민들을 대피시켰다.

주민들은 경찰 조사에서 "초인종 소리를 들었다", "'나오세요'라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소방 관계자는 "CCTV(폐쇄회로 TV)에서 안씨가 (건물 밖으로) 내려 왔다가 다시 올라간 것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총 21가구인 원룸 건물에는 당시 8명이 있었으나 안씨의 재빠르고 의로운 대처로 추가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정작 안씨는 건물 5층 옥상 입구 쪽 계단에서 의식불명 상태로 발견됐다. 곧바로 근처 이대목동병원으로 이송됐지만 20일 끝내 숨졌다. 중환자실에서 지낸 지 11일 만이다. 안씨는 방송사 성우를 꿈꾸며 준비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불은 방화였다. 건물에 불을 낸 20대 남성은 11일 구속영장이 발부돼 검찰에 송치됐다. 경찰 조사결과 이 남성은 여자친구의 이별 통보를 받고 홧김에 불을 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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