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뒤 택시기사가 사라진다"

머니투데이 조성은 인턴기자 2016.09.20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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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과의사·기자… 짐머 리프트 회장 말한 '인공지능으로 사라질 위기에 놓인 직업들'

BMW 기술연구소의 자율주행 프로토타입 차량/사진제공=BMWBMW 기술연구소의 자율주행 프로토타입 차량/사진제공=BMW


"5년 후면 자율주행차가 차량공유 서비스의 대다수를 차지할 것이다."

지난 18일 미국의 차량공유앱 리프트(Lyft)의 존 짐머 회장은 '3차 교통 혁명'(the third transportation revolution)이라는 제목의 글을 블로그에 올리면서 앞으로 5년 후엔 자율주행차가 차량공유 서비스에 대거 이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미 리프트는 제네럴모터스(General Motors)와 협력해 샌프란시스코와 피닉스 도시의 거리에서 자율주행차를 시험했고, 그들의 경쟁사인 우버(Uber)는 피츠버그시 주변에서 자율주행차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짐머 회장의 전망대로라면 5년 내 인공지능과 레이더 등이 택시기사를 대체함으로써 택시기사라는 직업이 지구상에서 사라지게 될 것을 의미한다. 이는 가솔린 자동차의 등장으로 마차 몰이꾼이 사라진 것과 마찬가지다.

지난주 발표된 포리스터 리포트(Forrester Report)에서도 5년 내 로봇 또는 지능형 에이전트(Intelligent Agent)라 불리는 기술이 전체 직업의 약 6% 정도를 차지하는 트럭·택시 운전사와 고객 서비스 업무 등의 일자리를 사라지게 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능형 에이전트란 아마존의 알렉사, 애플의 시리, 구글의 구글나우, 페이스북의 메신저봇 등의 채팅봇이나 전자비서 형태의 프로그램을 말한다. 인공지능 기술을 사용해 인간의 행동을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 된 지능형 에이전트들은 사용자의 요구를 해석하거나 대신해서 결정을 내리게 된다.

리포트는 인공지능기술로 인해 당장 5년 내 실업을 걱정해야 할 직업들이 여럿 생겨날 것으로 전망했다. 운수업, 자동차 제조업, 고객을 응대하는 서비스업이 대표적이다.

택시업의 경우 70%가 인건비인데, 로봇택시나 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되면 고객이 부담해야 할 요금이 낮아지고 택시업자 역시 이익이 늘어나게 된다. 하지만 택시 운전사들은 꼼짝없이 실직을 당할 수밖에 없다.


의료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한 원격의료가 대중화되면 방대한 데이터를 축적한 기계가 정확하고 신속하게 병을 진단해 의사의 역할을 대체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외과수술과 같은 위험한 분야는 인간보다 인공지능을 탑재한 기계가 더 정확하고 효과적으로 시술을 진행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언론 역시 안전지대가 아니다. 이미 신속함과 정확성이 핵심인 속보성 기사를 위주로 로봇 저널리즘이 활용되고 있다. 로봇 기자가 쓰는 기사는 저렴한 비용에 빠르고 정확하다는 점에서 이점이 있다. 로봇 저널리즘이 5년 내 확산되면 기자들이 설 자리가 크게 줄어들 것이다.



아직은 기계가 가치판단을 수행할 만큼 발전하지 않아서 기자의 관점이 개입될 여지가 있지만 마냥 안심할 수만은 없다. 기계는 계속해서 학습을 거듭하고 있고 학습속도도 점차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기계가 상황에 대한 판단을 학습해 데이터가 쌓이면 인간 고유의 영역이던 가치판단의 영역에 마저 기계가 끼어들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인류는 세 차례의 큰 산업혁명을 거치며 발전을 거듭해 왔다. 물론 과거에도 혁명의 과정에서 사라지는 직업들이 존재했다. 하지만 새로운 기술과 산업의 발달로 새로 생겨난 일자리들이 없어진 부분을 메울 수 있었고 나아가 사라진 직업보다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해냈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은 그 양상이 사뭇 다르게 전개되고 있다. 기계가 궁극적으로 사람을 대체하면서 산업과 서비스 현장에서 더 이상 인간의 노동을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이다.



인공지능 기술의 발달로 사회의 편리성은 증대되지만 새로운 고용을 창출하지 못하고 실업문제를 악화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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