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투스와 다르다던 애플 에어팟, 전문가들 '글쎄'

머니투데이 진달래 기자 2016.09.19 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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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변형으로 예측…'독자' 강조한 이유는 IoT 때문?

/사진=애플 홈페이지 캡처/사진=애플 홈페이지 캡처


애플이 독자 기술방식을 강조한 무선이어폰 ‘에어팟’을 선보여 전문가들의 이목을 끌었다. 전문가들은 애플의 설명과 달리 완전히 새로운 방식의 통신기술이 아닌 기존 블루투스 표준에서 일부 변형된 수준일 것으로 예측했다. 다만 이번 에어팟에 적용된 기술이 앞으로 애플의 IoT(사물인터넷) 등 사업 전략에 토대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8일 통신기술 연구기관 등에 따르면 관련 전문가들은 에어팟의 기술이 애플의 설명과는 달리 기존 블루투스4.2 기반에 추가 기능을 담은 수준으로 파악했다. 기기 간 연결 과정인 ‘페어링’이 기존 블루투스보다 단순해진 점 등을 감안하면 기기 인증 방식의 편의성을 높인 SW(소프트웨어) 등이 추가됐을 것으로 예상했다.



아이폰과 에어팟 연결 방식 중 특이점으로 꼽히는 것이 ‘자동 페어링’이다. 휴대폰과 무선이어폰을 블루투스로 연결할 때 기존에는 연결 시 몇 번의 설정이 필요한데 에어팟은 최초 한 번의 인증만 거치면 자동으로 페어링된다. 에어팟을 귀에 꽂으면 주변 아이폰, 애플워치 등과 바로 연결돼 음성으로 해당 기기를 제어할 수 있다.

국내 이동통신사 소속 한 연구원은 “애플 제품은 고유 일련번호 관리를 정교하게 하는 편”이라며 “애플의 강점은 사용자 편의를 극대화하는 섬세함인데, 최초에 정보가 아이클라우드 계정을 중심으로 저장·관리되면 이를 기반으로 자동 연결되도록 설정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독자 기술을 강조했지만 구체적 기술 방식은 언급하지 않았다. 한 통신기술 연구원은 “고급 승용차를 타든 경차를 타든 심지어 자율주행차를 운행해도 ‘차를 탔다’고 표현할 수 있다”면서 “근거리무선통신 기술 안에는 수많은 방식이 있는데 보편화 된 블루투스 표준에서 프로토콜 등이 변형된 형태가 많다”고 설명했다. 에어팟에 적용된 방식도 비슷하지 않겠냐는 의견이다.

그럼에도 애플이 에어팟 기술의 독자성을 강조한 것은 IoT, 커넥티드카 등과의 사업 연계 때문으로 분석된다. 에어팟에 적용한 독자칩 ‘W1’을 기반으로 한 IoT 생태계 그림을 그리는 초기 단계인 셈이다. 에어팟을 중심으로 다양한 기기를 음성으로 제어하는 시나리오도 그릴 수 있다. 애플은 자체 개발한 W1 무선 칩으로 블루투스 연결 없이 에어팟을 쓸 수 있고 연결 속도가 빠르다고 설명했다. 전력 소모도 상대적으로 적어 에어팟은 한 번 충전에 5시간 동안 사용할 수 있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보고서를 통해 애플의 에어팟 출시가 궁극적으로 IoT 전략의 포석이라고 분석했다. 무선화로 기기 간 연동성을 높이고 기기로부터 수집한 데이터를 통해 다양한 사업 기회를 발굴하기 위한 기반이라는 것. 애플의 이런 전략이 어디까지 확대될지는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애플이 강조했던 근거리무선통신 ‘비콘’도 확산 속도와 범위가 기대에 못 미쳤다. 최대한 많은 협력사 등의 참여로 생태계가 만들어져야 하는데 비콘은 이런 점이 약했다. 한 연구원은 “애플은 자동차 등 다른 기기와 에어팟을 연결하는 사업을 염두에 두고 에어팟을 출시했을 것”이라며 “독자 기술의 장점도 있겠지만 블루투스를 주로 사용하는 상황에서 이용자들이 사용 시 페어링 등에 혼란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에어팟은 다음 달 말부터 159달러(약 18만원)에 판매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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