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광임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 버선꽃 한 송이로 피고

머니투데이 최광임 시인 2016.08.18 10:03
글자크기

<200> ‘그리움-수덕사의 밤’ 신혜선(기자)

편집자주 디카시란 디지털 시대, SNS 소통환경에서 누구나 창작하고 향유할 수 있는 새로운 詩놀이이다. 언어예술을 넘어 멀티언어예술로서 시의 언어 카테고리를 확장한 것이다. 자연이나 사물에서 시적 감흥(정서적 반응)을 일으키는 형상을 디지털카메라로 포착하고 그것이 전하는 메시지를 다시 문자로 재현하면 된다. 즉 ‘영상+문자(5행 이내)’가 반반씩 어우러질 때, 완성된 한 편의 디카시가 된다. 이러한 디카시는, 오늘날 시가 난해하다는 이유로 대중으로부터 멀어진 현대시와 독자 간 교량 역할을 함으로써 대중의 문화 향유 욕구를 충족시키에 충분하다.

[최광임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 버선꽃 한 송이로 피고


그리움은 결핍이며 간절한 어떤 것의 부재다. 더 깊이 말하자면 유한한 인간에게 그리움이란 존재 자체이기도 하며 욕망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인간에게 있어 그리움이란 가장 내밀하고도 원초적인 에너지가 된다. 인간이 살아가는 이유이며 기본 정서이다. 거꾸로 그리움이 없는 인간은 사는 것이라 할 수 없으며 살아있다, 라고 할 수도 없다. 더욱이 이루지 못한 사랑이나 그리워할 사랑 하나 없다는 것에 있어서임에랴.

수덕 도령에게 덕숭 낭자에 대한 그리움이란 놓을 수 없는 욕망이었을 터이다. 욕망은 끝내 사랑을 버선꽃 한 송이로 피게 하고 말았다. 그제야 ‘내려진 마음 어디가나 쫓아가보니’ 종내 가닿는 곳이란 그리움일밖에. 용케도 알아낸 지은이의 눈이 밝다.



[최광임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 버선꽃 한 송이로 피고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