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넥션' 지성, 미친 '화면 장악력'이란 바로 이런 것

머니투데이 조성경(칼럼니스트) ize 기자 2024.05.30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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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의 눈' 같은 흡인력 넘치는 연기에 빠져들밖에

사진=SBS사진=SBS


아주 제대로 걸려들었다. 함정에 빠진 건 주인공인데, 정작 헤어나지 못하는 건 시청자들이다. SBS 금토극 ‘커넥션’(극본 이현, 연출 김문교)에서 지성이 역대급 흡인력을 보여주고 있다. 지성이 안방극장에서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게 어디 한두 번이냐만, 이번 ‘커넥션’에서 보여주는 활약은 또 다른 감탄사를 연발하게 하고 있다.

지난 24일 첫 방송한 ‘커넥션’은 안현경찰서 마약수사팀 에이스 형사 장재경(지성)이 누군가에 의해 강제로 마약에 중독되는 이야기로 포문을 열었다. 마약범 총책을 검거한 공로로 특진하며 기세가 하늘을 찌르던 장재경이 졸지에 마약범 잡는 경찰에서 마약 하는 경찰이 됐다. 벼랑 끝에 섰다 해도 과언이 아닌데, 그래도 쫄지 않고 의혹을 파헤치는 장재경의 이야기가 흥미진진하다.



아직은 떡밥만 던져지고 있지만, 장재경의 고등학교 동창들이 사건에 이리저리 얽히고설켜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드라마를 더욱 기대하게 만든다. 장재경의 고등학생 시절 절친이었던 박준서(윤나무)가 갑자기 장재경을 찾아와 “모든 걸 제자리로 돌려놓겠다”고 하더니 의문의 죽음을 맞고, 장례식장에서 재회하게 된 동창들이 하나 같이 의뭉스러운 모습인 게 필시 더러운 커넥션을 이루고 있다는 느낌이 딱 오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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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없이 휘몰아치는 전개와 박진감 넘치는 연출은 흥행을 예감케 한다. 하지만 지성이 아니었다면 강도가 이 정도였을까 싶다. ‘커넥션’에서 인기 돌풍의 가능성이 점쳐지는 것도 지성이 태풍의 눈처럼 뛰어난 흡인력으로 시청자들을 몰입하게 하는 덕분이다.

2회밖에 방영하지 않아 섣부를 수 있지만, 지금의 추세라면 안방극장 판도가 충분히 뒤바뀌고도 남을 것으로 예측된다. 지성이 금토극 전쟁에서 1년 가까이 MBC에 빼앗겼던 패권을 SBS에 되찾아 줄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는 소리다. 실제로 ‘커넥션’은 오름세를 보이며 같은 날 나란히 시작해 맞대결 중인 MBC ‘우리, 집’을 하루만에 역전하며 금토극 1위를 차지했다.

1등 공신은 당연히 지성이다. 지성의 탁월한 연기력이 ‘커넥션’의 흥행 요인으로 첫손에 꼽힌다. 늘 안정적인 연기로 믿음을 주는 지성인데, 더욱이 이번 드라마에서는 장악력이 압권이다. 지성이 신들린 연기로 드라마를 쥐고 흔들며 장악력이 무엇인지 새삼 확인시켜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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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은 극중 형사로서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고 인정사정없는 액션신으로 시청자들을 압도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마약에 중독된 연기를 할 때면 더욱 놀라운 힘을 발휘한다. 일명 ‘약들린 메소드 연기’로 폭발력을 보여주니 과몰입하지 않을 재간이 없다.

지성이 약에 취해 눈이 풀리고 다리가 풀린 모습을 그릴 때면 너무도 실감이 나서 입이 떡 벌어진다. 그의 크고 깊은 눈이 통제력을 잃고 초점 잃은 눈빛을 할 때면 팬들은 도리어 집중력이 높아지면서 지성에게 한껏 몰입하게 된다.

물론 약에 취했다가도 총기를 되찾으면 매서운 눈빛으로 돌변한다. 또한, 함정에 빠져 입지가 위태로워진 상황에서도 저돌적으로 위기를 돌파하는 모습은 지성의 남성적인 매력과 함께 어우러져 팬들을 흐뭇하게 미소 짓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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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뒤 재지 않고 덤비는 듯 몰아치는 장재경의 당당한 패기는 보는 이의 어깨까지 쫙 펴지게 한다. 특히 함정에 빠져서도, 마약에 중독되어서도 낙담의 ‘ㄴ’도 내비치지 않고 무섭게 전진하는 장재경이어서 팬들의 환호성이 커지고 있다. 한동안 안방극장에 핑크빛 로맨스의 기운이 과도해지는 게 불만이었던 사람들은 간만에 장르물의 묘미를 한껏 즐길 수 있게 됐다며 기뻐하고 있다.

무엇보다 ‘비밀’(2013), ‘킬미 힐미’(2015), ‘피고인’(2017), ‘의사 요한’(2019) 등으로 독보적인 존재감을 보여주며 연기력을 과시해온 지성이 오랜만에 자신의 내공을 마음껏 뽐낼 수 있는 캐릭터를 만난 느낌이다. 범상치 않은 장재경을 살아 숨 쉬게 하며 다시 한번 자신의 실력과 멋짐을 확인시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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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의 놀라운 집중력은 거부할 수 없는 흡인력으로 이어지며 시청자들을 ‘커넥션’에 한없이 빨려 들어가게 하고 있다. 극강의 몰입감으로 시간 순삭을 체험하는 팬들은 지성에게 온 마음을 다 빼앗길 수밖에 없다. ‘커넥션’은 함정에 빠진 장재경의 이야기로 시작됐지만, 진짜 함정은 지성이 보여주는 마성의 매력인지도 모른다.

지성에게 빠져들수록, ‘커넥션’에 사로잡힐수록 앞으로의 이야기가 더 궁금해진다. 장재경이 파헤칠 어둠의 커넥션이 과연 무엇일지 궁금증이 치솟고 지성의 활약상에 기대가 높아진다. 나아가 ‘커넥션’으로 지성이 새로운 인생캐릭터를 만났다는 평가를 받게 될지 주목하게 된다. 방영 첫 주에 인기 드라이브에 벌써 가속도가 붙는 모습이니 이 같은 기대가 무리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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