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촌 성곽마을, '농사짓고 벌기르고' 도시농업 특화마을로

머니투데이 배규민 기자 2016.07.25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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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지원센터 문열고 내년부터 공공지원 본격화

서울 종로구 성곽마을 행촌권 권역도 /사진제공=서울시 서울 종로구 성곽마을 행촌권 권역도 /사진제공=서울시


한양 도성 성곽마을이 도시농업 특화마을로 탄생한다.

서울시는 주민 의견을 반영해 하반기 중 한양도성 성곽마을의 한 종로구 '성곽마을 행촌권 재생계획'을 확정하고 내년부터 공공지원 사업을 본격화한다고 25일 밝혔다.

성곽마을 행촌권은 인왕산 자락 돈의문 뉴타운과 재개발구역 사이에 끼어 어느 관리 계획에도 속하지 않았으나 2014년부터 성곽마을 재생계획에 포함됐다. 시는 2014년 7월부터 한양도성 보전과 주거지 환경 개선, 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한양도성 9개 권역 22개 성곽마을을 대상으로 '성곽마을 재생계획'을 수립 중이다.



성곽마을 행촌권의 도시재생사업은 주민의 의견을 수렴해 도시 농업을 접목한 점이 특징이다. 노후 저층주거지 밀집지역으로서 도심에 있지만 유휴지가 많고 구릉지라는 특성상 채광과 공기가 좋아 도시농업에 최적화된 곳이라는 평가다. 세부적으로 △행촌공(共)터 조성 △옥상경작소 등 주민 경작공간 확대 △육묘장·양봉장 등 도시농업사업 발굴 △도시농업 공동체 전문성 강화사업으로 나뉜다.

시는 26억원의 사업비를 지원하고 시 소유의 유휴지 등을 제공해 사업을 뒷받침하고 있다.



실질적인 현장지원센터인 '행촌공(共)터'도 이날 일제히 문을 연다. 행촌권 도시재생의 핵심적인 인프라로 도시농업 교육장, 상담, 전시, 커뮤니티 공간을 제공한다.

행촌공터 1호점은 △식물약국 △마을박물관(지역 생활문화 기록 전시) △재생지원센터(안내센터) △옥상경작소(연구‧체험공간)가 들어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다.

지상 2층 건물에 텃밭(94㎡)을 갖춘 2호점은 주민들의 커뮤니티 공간으로, 3호점은 날씨에 상관없이 연중 실습이 가능한 전천후 도시농업 교육장으로 활용된다. 육묘장, 마을텃밭과 가까운 곳에 위치하는 만큼 온실 형태의 건물로 조성됐다.


시는 올해 시범운영에 이어 내년부터 사업을 점차 확대해 약 2만㎡의 옥상 공간에 상자텃밭, 비닐하우스 등 다양한 형태의 옥상경작소를 마련한다. 상자 텃밭 20개 이상인 경우에는 도시농업공동체에 위탁판매를 맡겨 수익의 50%를 공동체에 기부하는 방식을 검토 중이다.

양봉장과 육묘장도 도시농업의 대표적인 수익형 모델로 꼽힌다. 양봉장은 올 3월 벌통 40개를 설치해 시작했다. 20명의 주민이 5~6월 채밀한 아카시아꿀을 서울시 도시농업박람회, 종로구 도시농업어울마당 등에 판매해 500만원의 수익을 올렸다.

육묘장은 지난 3월 시와 자치구 소유의 유휴지 일부에 비닐하우스를 설치하면서 조성됐다. 주민들은 육묘장에서 상추와 고추씨를 심어 모종을 기르고 2만포기를 키워 옥상 경작소로 옮겨 키우거나 남는 것을 판매해 350만원의 수익을 거뒀다. 이번에 문을 연 행촌공터를 활용해 보다 체계적으로 도심농업에 대한 주민 공동체의 전문성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오후 직접 현장을 찾을 예정인 박원순 시장은 "성곽마을 행촌권은 도시농업 자립마을로 발전할 가능성이 큰 곳"이라며 "주민들은 텃밭에서 고부가가치 사업을 발굴, 안정적 수익구조를 만들고 시는 교육을 통해 도시농부의 역량을 강화, 새로운 주거재생모델을 만들어나가는 데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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