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억 더받고 1627억 안써…이럴거면 추경 왜 했나

머니투데이 지영호 기자 2016.07.12 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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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집중분석-2015 결산 "내 세금 이렇게 샜다"]국토교통부①

증액 논란 대구순환고속도로, 150억 추경받고 557억 미집행
500억 더받고 1627억 안써…이럴거면 추경 왜 했나


지난해 기획재정부를 거치면서 3377억원이 증액돼 논란을 빚은 대구순환고속도로가 150억원의 추가경정예산까지 받았다가 557억원을 미집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순환고속도로, 기재부 거치면서 3377억원 증액] 늘어난 예산만큼 정부의 국고채 이자지출을 부담하고 있어 무리한 예산 집행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국회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지난해 대구순환고속도로 사업은 1932억원의 국고출자를 받고, 150억원의 추경까지 얻어 848억원의 한국도로공사 예산을 포함해 모두 2780억원을 배정받았다. 그러나 2223억원만 집행되고 557억원이 미집행됐다. 실집행률은 80%다.



추경 500억원을 포함해 모두 6184억원이 배정된 상주-영덕간 고속도로의 경우도 1627억원이 쓰이지 않으면서 73.7%만 집행됐고, 추경으로 850억원의 예산이 더해져 2690억원의 예산이 배정된 함양-울산간 고속도로도 869억원이 미집행돼 집행률 67.7%에 그쳤다.

이처럼 추경 대상으로 선정된 10개 고속도로 건설사업은 국고와 도로공사 예산으로 5266억원이 늘어났지만 4341억원이 집행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추경이 편성된 10개 고속도로 건설사업의 집행률은 81.5%에 그쳤다.



추경 편성된 사업조차 집행된 예산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면서 전체 고속도로 건설사업의 집행률도 하락 추세다.

도로공사에 따르면 2011년 99.5%이던 고속도로 건설사업 집행률은 2014년 91.2%로 낮아지더니 지난해엔 86.7%까지 떨어졌다.

예정처는 "과거 연도에 비해 집행실적이 저조한 것은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을 통한 해당연도 예산 증액 등에 원인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고속도로 건설 예산의 편성시 집행가능성을 면밀히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고속도로 예산 뿐만이 아니다. 대구사이언스 국가산업단지 등 6개 산업단지 진입도로 지원사업에 추가편성된 350억원의 예산 대부분도 이월·불용됐다.

이월·불용된 예산은 대구사이언스 산업단지 106억원, 대전하소 89억원, 김해테크노 47억원, 빛그린 43억원, 목포대양 35억원, 울산테크노 22억원 등이다.

이월액을 포함해 모두 3조5907억원이 책정된 12개 일반철도건설 추경대상사업의 집행실적은 본예산액에도 미치지 못했다. 추경 등을 제외한 본예산액은 2조8414억원으로 철도시설공단은 이보다 1168억원 적은 2조7246억원만 집행했다. 추경액은 6422억원이었다.

특히 포항-삼척, 진주-광양, 부산-울산, 원주-강릉, 부전-마전, 성남-여주, 이천-문경 등 7개 사업은 추경으로 인한 예산 증액분보다 철도시설공단에서 이월한 금액이 더 컸다.

예정처는 자료를 통해 "국토부가 추가경정예산을 평성하면서 민생안정과 경기활성화 효과가 큰 사업인 도로·철도·산업단지 집인도로 등 SOC 기반시설에 대한 예산을 추가로 편성했다고 밝혔다"며 "그러나 추경으로 인한 증액 예산이 출연기관 단계에서 집행되지 못해 추경집행효과가 경기활성화 효과로 이어졌다고 보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국가는 추경을 집행하기 위해 추가로 국고채를 발행해 이자를 지출하고 있다"며 "증액예산을 집행하지 못하는 것은 사실상 추경 증액분 만큼의 국고채 이자지출을 낭비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경제활성화를 목적으로 지난해 8월14일과 올해 5월6일 단행된 고속도로 전국간 통행료 면제 혜택이 근거없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통행료 부과 근거가 되는 유료도로법상 특정 차량에 대한 감면은 가능하지만 특정 날짜에 대한 근거는 없다는게 예정처의 해석이다. 또 국토부가 근거로 제시한 16조의 경우 임시공휴일 당일에만 물가수준과 타 교통수단과의 운임, 그밖의 공공요금과 비교해 통행료가 지나치게 높다고 볼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두번의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 혜택으로 각각 146억원과 186억원의 통행료 수입이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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