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해바라기밭에 사람이 살기도 했을 것이나 지금은 꽃이 살아 꽃의 나라가 되었다. 물의 요정이었다고도 하는 저 꽃이 세운 나라엔 별로 중한 것이 없다. 어떤 ‘비밀의 보유자들’이라 할지라도 무언하며 ‘왔다가는 돌아서야’ 한다. 인간들 세상처럼 어지럽지 않다. 벌이든 나비든 다음엔 그 나라를 찾지 못하게 되기도 한다. 지도에도 없는 나라이기 때문이다. 다만, 해바라기는 바다의 딸이 아닌 하늘 바다의 딸이 되기를 도모하는 영웅일 뿐이다.
[최광임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 꽃이라는 영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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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 ‘꽃’ 손현숙(시인)
편집자주 디카시란 디지털 시대, SNS 소통환경에서 누구나 창작하고 향유할 수 있는 새로운 詩놀이이다. 언어예술을 넘어 멀티언어예술로서 시의 언어 카테고리를 확장한 것이다. 자연이나 사물에서 시적 감흥(정서적 반응)을 일으키는 형상을 디지털카메라로 포착하고 그것이 전하는 메시지를 다시 문자로 재현하면 된다. 즉 ‘영상+문자(5행 이내)’가 반반씩 어우러질 때, 완성된 한 편의 디카시가 된다. 이러한 디카시는, 오늘날 시가 난해하다는 이유로 대중으로부터 멀어진 현대시와 독자 간 교량 역할을 함으로써 대중의 문화 향유 욕구를 충족시키에 충분하다.
저 해바라기밭에 사람이 살기도 했을 것이나 지금은 꽃이 살아 꽃의 나라가 되었다. 물의 요정이었다고도 하는 저 꽃이 세운 나라엔 별로 중한 것이 없다. 어떤 ‘비밀의 보유자들’이라 할지라도 무언하며 ‘왔다가는 돌아서야’ 한다. 인간들 세상처럼 어지럽지 않다. 벌이든 나비든 다음엔 그 나라를 찾지 못하게 되기도 한다. 지도에도 없는 나라이기 때문이다. 다만, 해바라기는 바다의 딸이 아닌 하늘 바다의 딸이 되기를 도모하는 영웅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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