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호 "과감한 시장안정 조치"..외환시장 미세조정, 공매도 제한 예상

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2016.06.26 19:43
글자크기

(종합)미국, 일본과의 통화스왑 신중한 입장 밝혀…”추경 규모 확정되지 않았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6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브렉시트 관련 긴급 경제상황점검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2016.6.26/뉴스1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6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브렉시트 관련 긴급 경제상황점검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2016.6.26/뉴스1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브렉시트(Brexit,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에 따른 금융불안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 부총리는 26일 오후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브렉시트 관련 긴급 경제상황 점검회의에서 “향후 브렉시트에 따른 금융불안에 대응해 단기적으로 적기에 과감한 시장안정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나라 대외건전성이 어느 때보다 견조하며 3700억달러가 넘는 외환보유액 등 현재도 충분한 대응능력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부가 환율시장에서 변동성이 커질 경우 미세조정(스무딩오퍼레이션)을 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유 부총리는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기존처럼 환율이 단기간 급등락할 경우 상황에 맞게 대응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유 부총리는 금융시장 불안에 대응해 미국, 일본과 통화스왑(외환위기 발생시 자국통화를 맡기고 상대국 통화를 차입하는 것)을 체결할 가능성이 있냐는 질문에 “필요시 검토하겠지만 좀 더 신중하게 볼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추가경정예산 편성 여부 및 규모와 관련해선 “검토 중이나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은 없다”며 말을 아꼈다.

유 부총리는 브렉시트에 따른 단기 금융시장 충격보다 이로 인해 실물경제에 장기적으로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우려했다.


그는 "이번 브렉시트는 세계경제 여건이 매우 취약한 상태에서 발행했다는 점에서 매우 우려스럽다"며 "브렉시트는 금융시장 충격과 교역감소 등으로 취약한 세계경제 회복세를 더욱 약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유 부총리는 "이번 브렉시트에 따른 영향은 장기간 지속될 것"이라며 "브렉시트 이후 EU 체제 변화, 세계경제와 무역에 미치는 영향 등 여러가지 구조적 변화를 긴 호흡을 가지고 주의 깊게 바라보면서 대응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6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브렉시트 관련 긴급 경제상황점검회의'에서 참석자들이 유일호 부총리의 모두 발언을 메모하고 있다. 2016.6.26/뉴스126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브렉시트 관련 긴급 경제상황점검회의'에서 참석자들이 유일호 부총리의 모두 발언을 메모하고 있다. 2016.6.26/뉴스1
그는 "당초 시장은 영국의 EU 잔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했으나 투표 결과가 예상과 정반대로 나오면서 시장의 변동성이 더욱 확대된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번 브렉시트 사태에 따른 시장불안은 과거에 겪었던 몇 차례의 금융위기와 성격이 다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앞으로의 상황전개는 더욱 예측이 어렵다는 점에서 특히 유의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번 브렉시트 사태가 앞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이 금융, 경제부문에서 촉발된 것이 아닌 정치적 요인으로 촉발된 사태라고 진단한 뒤 "앞으로의 상황도 복잡하게 얽혀있는 유럽국가의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장래 상황에 대한 예측이 매우 어렵다"고 밝혔다.

유 부총리는 특히 "앞으로 미국 연준이나 유럽중앙은행(ECB), 일본은행(BOJ)의 통화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브렉시트는 세계경제 여건이 매우 취약한 상태에서 발행했다는 점에서 매우 우려스럽다"며 "브렉시트는 금융시장 충격과 교역감소 등으로 취약한 세계경제 회복세를 더욱 약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유 부총리는 "브렉시트 이후 여타 국가들의 EU 탈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고 일각에서는 스코틀랜드 독립 가능성도 대두된다"며 "이런 상황 변화에 따라 향후 세계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상당히 큰 차이을 보일 수 있다"고 예상했다.

유 부총리는 "그간 유사한 전례가 없고 다양한 국가들의 이해관계가 걸려있는 만큼, 영국의 EU 탈퇴 협상이 장기화되고 그 가간 중 금융시장의 변동성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80년대 빅뱅으로 금융분야 세계화를 이끌었던 영국이 역주행한다는 점에서 앞으로 세계경제 흐름이 어떻게 변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유 부총리는 "이런 상황을 고려해 정부는 모든 상황을 염두에 두고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며 "선제적으로 국내외 경제 상황에 대한 24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고 관계부처와 합동점검반을 신속히 구성해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는 유 부총리와 최상목 기재부 1차관, 정은보 금융위 부위원장, 장병화 한국은행 부총재, 이찬우 기재부 차관보, 송인창 기재부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 현정택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 신성환 한국금융연구원장, 안동현 자본시장연구원장, 정규돈 국제금융센터 원장, 정은영 홍콩상하이은행(HSBC) 대표, 박승구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 총괄대표, 오인환 한국 SG(소시에떼 제네럴) 증권 대표이사 등이 참석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