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 성산성 성 축조 기법, 새롭게 밝혀지다

머니투데이 김유진 기자 2016.06.23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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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 전라문화연구원, 전북 김제시 성산성 발굴조사결과 '판축기법 토축성벽' 축조 사실 확인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아 전라문화유산연구원이 조사 중인 전북 김제시 성산성의 최하층 판축성벽. /사진제공=문화재청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아 전라문화유산연구원이 조사 중인 전북 김제시 성산성의 최하층 판축성벽. /사진제공=문화재청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아 전라문화유산연구원이 조사 중인 전북 김제시 성산성 발굴조사에서 성 축조 기법이 새롭게 밝혀졌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김제 성산성은 '성산(城山)'의 정상을 둘러싸고 있는 테뫼식 산성(산봉우리를 둘러싸서 성벽을 구축한 산성)으로, 성곽의 축조와 관련한 문헌기록이 없고 조사가 이뤄지지 않아 실체가 베일에 싸여 있었다.

최근 연구원이 잔존상태가 양호한 서쪽 성벽을 대상으로 발굴조사를 진행한 결과, 성산성은 판축(版築)기법을 이용해 세 차례에 걸쳐 쌓은 토축성벽으로 축조됐음이 확인됐다. 판축이란 흙을 떡시루처럼 얇은 판 모양으로 켜켜이 다져 쌓는 방법으로, 단순히 흙을 쌓아올리는 성토(盛土)기법보다 견고한 것이 특징이다.



조사 결과 가장 이른 시기의 맨 아래 성벽은 점토와 마사토를 재료로 사용해 판축기법으로 정교하게 쌓인 것으로 드러났다. 판축기법으로 토성을 쌓을 때 사용된 목조 구조물(비계목)의 기둥자리인 영정주공(永定柱孔)이 130㎝의 간격으로 배치된 사실도 확인됐다.

맨 아래 성벽에서는 두 차례에 걸쳐 성벽을 보강한 흔적이 발견됐다. 보강 성벽의 경우, 성벽 밑부분에 기단석을 2열로 줄지어 나란히 놓은 다음 그 위에 판축기법으로 중심 성벽을 쌓은 것으로 조사됐다. 성벽 안쪽으로는 성벽 내 지형을 평탄하게 고른 후 건물을 세워 성을 방어하기 위한 석렬이 확인됐다.



유물로는 선 모양의 무늬가 새겨진 선문계 기와와 생선뼈 무늬가 표현된 어골문계 기와가 주로 출토됐으며, 물결무늬가 새겨진 대형 항아리도 여럿 발견됐다. '관(官)'자가 찍힌 기와도 발견돼 국가 시설로 이용됐음을 짐작케 했다.

연구원 관계자는 "성곽이 조성된 시기는 출토유물로 볼 때 통일신라 말~고려 초로 추정된다"며 "최하층 판축토성은 축조 기법이나 축조 재료, 영정주공의 간격 등을 감안하면 그 이전 시기로 올라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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