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지금의 시간 체계가 고안된 것은 400년에 불과하다. 그전까지 사람들은 첫 닭이 울면 하루가 시작되고 호롱불 밝힐 때면 하루가 마무리 된다 여겼다. 인류는 '균일한 시간'이란 개념을 공유하지 못했다.
뉴턴과 라이프니츠는 태양의 움직임으로만 시간을 가늠하던 때에 태어났지만 곧 동량의 시간을 언제 어디서나 측정할 수 있는 변혁의 시대를 맞이하게 됐다. 두 사람은 근대의 발명품이라 할 수 있는 시간을 맘껏 사유했다.
당대 과학계는 뉴턴의 손을 들어줬다. 당시 '절대적 시간'은 근대 문명의 상징과도 같았기 때문. 태양을 기준 삼아 시간대를 추측하던 사람들은 어느새 태양 대신 시계를 통해 시간을 읽기 시작했고, 그리니치 시계가 알려주는 '세계 표준시간'까지 갖게 됐다. 그러니까 '절대 시간'은 무지했던 전근대로부터 해방을 의미했다. 라이프니츠의 '상대적 시간'은 20세기 아이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에 접목된 이후에야 빛을 볼 수 있게 됐다.
저자는 현대인에게 감지되는 시간에 쫓기는 듯한 태도는 빡빡한 시간표와 더불어 점점 더 많은 활동을 체험하게 되는 문명화 과정의 결과라 말한다. 시간이 절약해야 할 자산처럼 느껴지는 요즘, 특히 효율을 핑계로 끼니나 잠 심지어 인명까지 희생하는 우리 사회에서라면 '시간'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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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니츠, 뉴턴 그리고 시간의 발명=토마스 데 파도바 지음.박규호 옮김.은행나무 펴냄.380쪽/1만6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