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C증권 '소방수'로 등판한 이용배 부사장

머니투데이 박준식 기자 2016.05.31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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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재경라인 출신으로 현대위아 부사장 역임. 리스크 관리 주력할 듯

현대기아차그룹 재경라인 출신인 이용배 현대위아 부사장이 HMC투자증권으로 자리를 옮겼다. 금융감독당국의 잇따른 징계로 어수선해진 분위기를 수습하고, 증권부문 리스크 관리를 철저히 하겠다는 그룹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31일 현대차 (249,000원 ▼2,000 -0.80%) 등에 따르면 그룹 인사실은 이달 27일 이 부사장을 HMC투자증권 (8,830원 ▼70 -0.79%) 영업총괄 부사장으로 전보 발령했다.



이 부사장은 과거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실무를 익히던 당시 현대정공(현재 현대모비스) 경리과에서 정 회장과 함께 근무했던 인물이다. 2009년 현대차그룹 기획총괄조정실 전무로 승진했고 이후 현대건설 인수전에서 성과를 내기도 했다.

2012년 재경담당 부사장으로 승진한데 이어 2013년 8월에는 현대위아로 자리를 옮기는 등 그룹 내 굵직굵직한 업무를 도맡았다.



그가 이번에 HMC투자증권으로 자리를 옮긴 것은 복합적인 이유가 작용했으나, 조직기강을 재정비하고 부동산 투자 등 잠재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는 그룹 판단에 따른 것이라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금융감독원은 올해 3월 HMC투자증권에 기관주의, 3건의 경영유의, 직원정직 1명, 감봉 1명, 견책 4명, 주의 2명 등의 조치를 내렸다. 신탁재산 간 자전거래금지와 임직원의 자기매매 제한 등을 위반했다는 것이 금감원의 판단이었다. 아울러 IT부문 관리소홀 문제도 지적됐다.

이와 맞물려 3개월간 진행된 그룹 내부감사에서 현대차그룹은 HMC투자증권의 부동산 투자 부실 가능성과 조직운영 등에 대한 전반을 점검했고 임직원 14명에 대한 자체 징계를 결정했다.


김흥제 HMC투자증권 사장의 부담도 커졌다. 김 사장은 임직원 징계와 사후수습 진두지휘에 땀을 쏟고 있으나 근본적인 관리책임 측면에서는 자유롭지 못하다는 안팎의 의견도 나온다. 그룹 안팎의 시선이 곱지 못하다는 점도 짐스럽다.

이런 상황에서 영업총괄을 맡게 된 이 부사장은 당분간 급증해 있는 HMC투자증권의 부동산 영업부문 익스포저(투자손실 가능금액)를 금감원 권고치 이하로 줄이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HMC투자증권 자본총계는 지난해 말 기준 7200억원인데 부동산 관련 우발채무 비율은 지난해 9월 말 자기자본 대비 159.6%에 달했다. 증권가에서는 리스크 관리가 마무리된 이후 이 부사장이 수행할 역할에도 관심을 둔다. 그간 발생한 문제를 감안할 때 김 사장이 예전 같은 카리스마를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이 많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HMC투자증권이 처해있는 상황은 한화투자증권과 공통점이 많다"며 "지난해 한화투자증권은 주진형 전 사장이 임기 내 퇴진을 거부하자 그룹 출신의 여승주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해 중간역할을 맡게 한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HMC투자증권 내부기강에 문제가 있어 정밀하게 (회사를) 들여다보려는 것이 사실"이라며 "뚜렷한 책임소재를 가리지 않고 사장에게 책임을 묻기는 어렵기 때문에 원칙에 따라 적합한 인사조치(이 부사장 발령)를 취한 것"이라고 말했다. 물을 수는 없기에 원칙에 따른 적합한 인사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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