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연패 저지' NC 정수민, 난세의 영웅으로 등극

스타뉴스 고척=국재환 기자 2016.05.19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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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다이노스 정수민(26)<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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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다이노스 정수민(26)



김경문 감독의 바람이 현실이 됐다. 해커, 이태양이 선발 로테이션에서 이탈한 가운데, 대체 선발로 마운드에 오른 정수민(26)이 팀을 4연패 수렁에서 건져내며 난세의 영웅으로 등극했다.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만만치 않은 넥센을 상대하게 됐던 만큼 부담이 클 법도 했지만, 정수민은 시속 149km에 달하는 강속구를 앞세워 배짱 두둑한 피칭을 선보인 끝에 자신의 시즌 첫 승과 팀의 4연패 탈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수확했다.

정수민은 19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과의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시즌 5차전에 선발 등판해 5⅓이닝 7피안타 1볼넷 4탈삼진 1실점을 기록, 팀의 6-2 승리와 4연패 탈출을 이끌었다. 넥센을 상대로 시즌 첫 승을 수확한 정수민은 평균자책점도 2.84에서 2.31로 낮췄고, NC는 정수민의 활약을 앞세워 6경기 만에 20승(1무 16패) 고지를 점령하는데 성공했다.



NC의 상황은 좋지 않았다. 5월 초만 하더라도 파죽지세의 8연승을 내달렸지만 지난 13일부터 안방에서 치른 kt wiz와의 주말 3연전을 1무 2패로 마친데 이어, 17일과 18일 열린 넥센과의 원정경기마저 모두 내주며 4연패 늪에 빠졌기 때문이었다. 설상가상으로 지난해 13승 3패로 상대전적에서 절대 우위를 점했던 넥센을 상대로 3연전 싹쓸이 패배 위기까지 맞게 됐다. 게다가 해커와 이태양이 각각 팔꿈치, 컨디션 문제로 1군에서 제외되는 등 2명의 핵심 선발 요원이 빠지는 악재까지 찾아왔다.

대체 선발 자원이 나서야만 했던 상황. 김경문 감독의 선택은 정수민이었다. 2008년 부산고를 졸업한 뒤 시카고 컵스에 입단한 정수민은 2012년까지 마이너리그에서만 활약했고, 2013년이 끝난 뒤 방출 통보를 받고 현역으로 군 복무를 수행했다. 이후 2016년 드래프트 2차 1라운드에서 NC의 지명을 받고, KBO리그에서 활약할 기회를 잡게 됐다.



이날 등판 전까지 1군에서는 2경기에 등판했다. 정수민은 지난달 17일 롯데전에 구원으로 등판해 1⅓이닝 무실점으로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어 6일 뒤에는 SK전에 구원으로 다시 마운드에 올라 5이닝 5피안타 2볼넷 1사구 4탈삼진 2실점으로 선발로서의 가능성도 점검 받았다. 이후 퓨처스리그서 담금질에 돌입했던 그는 지난 17일 해커를 대신해 1군의 부름을 받았고, 19일 넥센전에 선발로 마운드에 오르게 됐다.

김경문 감독은 정수민에 대해 기대를 아끼지 않았다. 경험이 부족했던 만큼 우려가 될 법도 했지만, 김 감독은 "정수민이 5회만 던져주면 최고의 피칭을 한다고 볼 수 있다. 5이닝을 책임진다면 중반부터는 충분히 불펜으로 끊어 막으면서 경기를 풀어나갈 수 있다"며 "또 한국 무대 경험은 적지만 미국 마이너리그에서 던지기도 했고, 스타일이 선발이다. 그리고 미국 무대를 경험하고 왔다 해서 거들먹거리는 건방진 자세도 없다. 마운드에서의 자세도 괜찮고, 장기적으로 팀에서 선발로 키울 선수다"고 설명했다.

담대했다. 정수민은 김경문 감독의 기대에 100% 부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정수민은 5회까지 넥센 타선을 단 1점만 틀어막았다. 위기가 찾아오기도 했지만 149km/h에 달하는 강속구를 앞세워 삼진을 4개나 잡아냈고, 병살타도 두 차례 유도하는 등 첫 선발 등판답지 않게 능수능란하게 상대 타선을 요리했다.


결국 NC는 정수민의 호투를 발판 삼아 넥센을 잡고 4연패를 탈출하는데 성공했다. 연패를 막아내는데 앞장섰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달랐지만, NC로서는 이날 피칭을 통해 정수민의 성장 가능성에 한층 더 기대를 걸어볼 수 있게 됐다.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난세의 영웅'으로 등극한 정수민의 향후 활약을 주목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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