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마음을 쉽게 털어놓을 수 있는 공간이던 SNS가 참기 힘든 불편한 공간이 돼가고 있다. 더 이상 자신의 사생활과 생각을 마음놓고 털어놓을 수 없는 공간이 돼버린 것.
미국 IT전문 매체 CNET에 따르면 10~20대의 SNS 이탈은 그들의 부모, 친척 등 상대적으로 높은 연령의 이용자 증가와 무관하지 않다. SNS 이용자들은 자신의 부모, 이웃, 교사, 직장상사가 자신의 SNS를 볼 수 있다는 부담감에 시달리다가 익명성이 좀더 보장되는 다른 공간을 찾게 됐다.
디보스 온라인은 "이성 친구로부터 온 '부적절한' 메시지가 부인이나 남편에게 노출되거나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상대의 흉을 보는 경우가 파트너와의 불화를 불러오는 대표사례"라며 "이 밖에도 페이스북은 다양한 경로로 커플들의 결별에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신의 사생활 노출에 부담감을 느끼는 사람뿐만 아니라 타인의 사생활을 보는 것에 피로감을 느끼는 사람도 있다. 일본 시장조사기관 닛케이MJ가 SNS를 이용하는 성인남녀 1만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에서 20대와 30대 이용이 전년 대비 각각 7.5%와 4.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시각 인기 뉴스
이들은 SNS를 이탈하는 가장 큰 이유로 “남의 화려한 인생사를 보는 것이 지긋지긋해서”라는 답변을 꼽았다. 이 답변을 택한 사람은 전체 응답자의 40.2%에 달했다.
이들은 “SNS에서 화려한 일상생활을 과시하는 친구들이 올리는 글과 사진을 보면 내가 초라해 보인다”며 “그런 기분을 느끼고 싶지 않아 SNS를 피하게 됐다”고 밝혔다
영국에서도 비슷한 조사 결과가 나왔다. 영국 보험회사 프리빌리지에 따르면 690만의 성인이 SNS에 올라온 친구들의 삶과 자신의 삶을 비교하며 때로는 절망감을 느낀다는 것. SNS 유저의 절반은 SNS를 이용해야만 한다는 강박관념을 갖고 있고, 56%는 주기적으로 SNS에 글을 올려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끼고 있다.
프리빌리지의 관계자 댄 사이먼은 “사람들이 점차 친구들과 직접 만나 친목을 다지기보다 SNS를 통해 자신의 인기를 증명하는데 골몰하고 있다”며 “이 같은 행위에 의무감을 갖는 순간 권태를 느끼면서도 SNS 이용을 멈출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