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방지법 찬성한 변협, 새누리 법률자문위로 전락"

머니투데이 황재하 기자 2016.02.26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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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대한변협 의견서 전달에 공익인권변호사들 반발

김정훈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이 지난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테러방지법 관련 특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스1김정훈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이 지난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테러방지법 관련 특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스1


대한변호사협회가 테러방지법안에 찬성하는 취지의 의견서를 국회에 전달한 것에 대해 공익인권변호사들이 비판하고 나섰다.

시민사회단체와 공익인권 단체에서 활동하는 변호사 52명은 26일 공동성명을 내고 "새누리당 입장을 전적으로 지지하는 의견서를 낸 것은 대한변협 일부 집행부가 특정 정당의 법률자문위원으로 전락했다고 인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테러방지법안에 찬성하는지 여부를 떠나 대한변협 이름으로 된 의견서는 법률 의견서가 아닌 정치적 선언에 불과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며 "국민에게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하지 않은 주문제작형 의견서에 가깝다고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회적 논의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사안에 대해 어떻게 이 정도 수준의 의견서를 대한변협 이름으로 낼 수 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성명에 참여한 변호사들은 △의견서가 대한변협의 공식 입장이 아님을 확인할 것 △의견서가 특정 정당에 전달된 일체의 경위를 자세히 밝힐 것 △책임 있는 관련 집행부의 공개사과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을 대한변협에 요구했다.



이날 성명에는 공익법센터 어필과 서울대 인권센터, 진보네트워크센터, 참여연대 등 8개 단체 소속 변호사 18명이 참여했다. 김지미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사무차장 등 34명은 개인 변호사 자격으로 이름을 올렸다.

앞서 김정훈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은 전날 오전 국회 여당 원내대표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변협으로부터 테러방지법에 대해 '인권침해 우려가 없는 적합하고 타당한 법안'이라는 취지의 검토의견서를 받았다고 밝혔다.

김 정책위의장은 "대한변협이 최근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실험 이후 북한의 테러 위협이 급격히 높아진 가운데 테러방지활동이 체계적으로 이뤄지기 위한 기초적 법조차 못 갖춘 현 상황을 매우 우려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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