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때만 해도 좋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2012년 12월15일 저녁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유세를 하던 중 안철수 전 후보로부터 노란 목도리를 받았다. 2012.12.15/뉴스1
"지금은 어색해"=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12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안철수 의원을 찾아가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15.11.12/뉴스1
김대중 대통령 시절인 2000년부터 2004, 2008, 2012년 등 총선이 있던 해의 전당대회 사례는 대부분 총선 직전 여러 세력의 통합을 시도한 걸 뚜렷이 보여준다.
18대 총선이 있던 2008년에도 통합 전대였다. 그해 2월17일 대통합민주신당, 중도통합민주당은 2개월전의 대선 패배 후폭풍 속에서 통합민주당으로 합당했다. 손학규·박상천 공동대표 체제가 됐다. 그해 4.9 총선을 두 달도 남기지 않았던 때다.
16대 총선이 있던 2000년에도 전당대회가 열렸다. 새정치국민회의는 1월20일 오전에 전당대회를 열어 새천년민주당과 합당을 결의했고, 오후에는 새천년민주당 창당 전당대회를 가졌다.
1998년 DJP(김대중·김종필) 연합으로 국민의정부가 탄생했다. 그러나 DJP 공조는 균열이 점차 커져 2000년 16대 총선 연합공천도 무산됐다. 이에 김대중 대통령의 새정치국민회의는 JP의 충청권이 아닌 시민사회, 학생운동권 출신 인사들을 대거 수혈하는 것으로 확대개편을 시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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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개혁 앞세울때 성과…'통합'만으로 부족= 결국 지금의 야권은 4년마다 총선이 있는 해 1~2월에는 대개 통합과 세력 확대를 시도하는 총선용 전대를 열어왔다. 통합의 배경엔 위기감이 깔려있었다.
20대 총선을 앞두고도 새정치연합의 '총선참패'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어떤 식으로든 세력 재편이 필요하단 요구가 분출하고 있다. 이 경우 이미 탈당해 각자 신당을 추진 중인 무소속 천정배 의원, 박주선 의원, 박준영 전 전남지사(신민당) 등이 통합 대상이 된다.
과거 경험상 '무조건 세력통합'이 아닌 혁신이 동반된 전당대회라야 성과를 냈다는 걸 간과할 수 없다. 2000년 새천년민주당 창당 때 우상호·임종석 등 학생운동권의 거물들이 정계의 '샛별'로 진입했다. 이들 겁없는 '386'은 돌풍을 일으키며 당시 한나라당의 쟁쟁한 다선의원들을 누르는 파란을 일으켰다.
2004년에도 열린우리당은 노무현정부를 뒷받침할 참신한 세력을 자처했다. 정동영 의장은 '몽골기병론'을 내세우며 전국을 누비는 등 개혁색채를 강조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도 마찬가지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4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총선마다 저희는 위기를 전당대회로 극복한 전례가 있다"며 "국민들은 안철수가 말하는 혁신전대, 문재인이 말하는 통합전대가 어떻게 다른지 모른다"고 말했다.
목표를 공유하는 정치세력이라면 통합 또는 연합할 수 있다. 물론 연합만이 최고의 전략이 아니란 사실은 앞선 총선·대선에서 수차례 확인됐다. 또 전국 각지에는 현역의원 교체, 즉 물갈이 요구가 높은 선거구가 부지기수다.
새정치연합 등 야권에 내년 초 총선을 앞두고 전대 개최가 유력하다면 '통합전대'인 동시에 '혁신전대'가 돼야 할 것이다. 지난 사례가 말해주고 있다.